욕심없는 맑은 얼굴들과의 만남
링컨은 누구나 40이 되면 자기 얼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잘 생기고 못 생기고를 뜻한 것은 아닐터. 모든 얼굴에는 그 사람의 마음상태가 나타나게 돼 있다. 그래서 얼굴은 ‘평안 지수’와 ‘욕심 지수’를 나타내주는 게이지라고도 할수 있다.
일생동안 분수를 지키며 욕심없이 살아온 사람들은 예외없이 얼굴이 한없이 해맑다. 이를 바라보기만 해도 그 평안함이 전달돼 오는 것 같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지고 저절로 웃음짓게 된다.
이런 얼굴들을 만나고 싶다면 현존하는 큰스님 33인과의 인터뷰를 엮은 ‘산중에서 길을 물었더니’를 집어 들라고 권하고 싶다. 스님들의 가르침이 가슴에 와 닿는 울림의 정도는 믿는 종교에 따라 다를수 있다. 그렇지만 스님들의 탈속한 듯한 잔잔한 표정과 미소에서 받는 느낌은 기자가 믿는 종교의 용어를 빌어 표현하자면 ‘은혜’가 된다.
상식적인 얘기지만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이다. 그래서 깨달음으로 인도하는 스승의 역할이 강조된다. 이 책은 한 신문사의 종교전문기자가 한국 불교계를 대표하는 33인의 선지식을 직접 산사로 찾아가 들은 법문들을 모은 것이다.
신문에 연재됐던 것들을 묶은것인데 기사가 나가는 동안 불교인들은 물론 기독교인들로부터도 좋은 반응을 얻었던 모양이다. 큰 가르침은 내 종교, 네 종교라는 형식과 울타리를 뛰어 넘는 것 같다.
집착과 고통, 그리고 생과 사등 인생을 괴롭히는 온갖 문제들에 대한 노스님들의 가르침은 소슬바람처럼 상쾌하다. 쩌렁쩌렁한 꾸짖음 또한 아프면서도 시원하다. 모든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근본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노장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은 하심(下心), 즉 자기를 낮추는 마음이다. 이런 마음들이 없기에 세상이 갈수록 어지러워지고 있다는 경책이다.
책을 덮고 나니 기독교의 큰 목자들을 인터뷰해 그들의 귀한 말씀을 한권의 책으로 엮어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가르침 또한 종교를 뛰어 넘는 큰 울림이 있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조윤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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