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단, 헬기투입 ‘예고없는 조사’ 강화1일 유엔 무기사찰단의 이라크 사찰이 4일째 진행된 가운데 이라크의 무기 은닉 의혹이 잇따라 거론되면서 사찰단과 이라크 간의 숨바꼭질이 계속되고 있다.
사찰단 1진은 유엔 감시검증사찰위원회(UNMOVIC) 소속 11명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소속 6명 등 전문가 17명. 이들은 적은 인원에도 불구하고 첨단 장비를 동원해 의혹시설을 뒤지고 있지만 이라크는 “찾을 테면 찾아 봐라”는 식이다.
초기 단계에 불과하지만 무기사찰이 성과를 올리지 못하면서 이라크가 이미 대량살상무기를 사찰단이 접근할 수 없는 곳에 숨겨 놓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펠리사 플레밍 IAEA 대변인은 30일 독일 라디오 방송에서 “이라크는 대량살상무기를 민간 주택에 은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대에 이라크 무기사찰단원으로 활동한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이라크에서는 모든 일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지난주 미국 abc 방송은 정부 관리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후세인이 사찰단의 눈을 피하기 위해 대형 트레일러나 빵 배달 차량으로 위장한 트럭에 이동식 생화학무기를 숨겨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리처드 마이어 미 합참의장은 최근 “생화학무기를 감추는 데는 그리 큰 공간이 필요하지 않다”며 “이라크가 차량 등에 대량살상무기를 숨기려 한다는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라크가 실험실, 연구소 등 과거 은닉 시설에서 생화학무기를 빼내 이슬람 사원, 학교 등 예상하기 힘든 장소로 옮기고 있다고 추측되기도 한다.
이라크가 도청을 통해 사찰 시설을 미리 알아낸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사찰단이 사찰 장소에 도착했을 때 직원들은 놀라기는커녕 도착 즉시 출입문을 열고 맞이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찰단은 사찰 대상을 말할 때 이름을 대지 않고 지도상에서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다.
사찰단은 2일부터 사찰 활동에 헬기를 지원받아 투입하기로 했다. 육로 이동은 시간의 제약을 받게 되므로 무기사찰의 생명인 ‘예기치 못한 방문’을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사찰단은 헬기를 이용해 바그다드 이외 지역으로 사찰 범위를 넓히고 사찰 장소에 대한 공중 정찰도 한다는 계획이다.
사찰단은 20분이면 분석이 끝나는 휴대용 미생물 탐지기, 휴대용 방사능 감지기, 지하 30㎙에 뚫린 구멍까지 찾아내는 지하 시설물 탐지기, 각종 레이더를 갖춘 무인정찰기 등 21세기형 첨단 장비로 무장했다. 사찰단은 인원도 연말까지 100명으로 늘리고 내년 1월 27일까지 조사를 계속할 수 있어 사찰 활동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무기사찰이 순조롭게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 무장해제로 이어져 전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은 거의 없다.
진성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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