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티켓은 내년 7월부터 미주발 업그레이드 제한도
국적 항공사의 보너스 마일리지 혜택요건이 대폭 강화돼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대한항공이 최근 LA-인천 등 장거리 노선의 무료 티켓이나 좌석 업그레이드 시 필요한 마일리지를 대폭 상향하기로 한 데 이어 아시아나도 곧 대한항공에 준하는 새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한국여행이 잦은 미주 한인들에게 두 항공사의 마일리지 제도는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마일리지를 둘러싼 현실을 3차례에 걸쳐 긴급 진단한다.
대한항공이 고객불만을 무릅쓰고 마일리지 혜택요건을 대폭 강화하는 조처를 발표한 것은 단골 확보를 위한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남발했던 마일리지 프로그램이 이제 경영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어 되돌아 오고 있기 때문이다.
무분별할 정도로 남발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마일리지는 두 항공사 모두에게 갚아야 할 ‘빚’이다. 두 항공사가 고객들에게 빚지고 있는 마일리지는 대한항공 800억 마일, 아시아나 500억 마일등 모두 1,300억 마일. 성수기에 230만 여명의 고객이 뉴욕-인천 노선 일반석(1회 왕복시 5만5,000마일 공제)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엄청난 물량이다.
유예기간이 있다고 하지만 대한항공의 마일리지 상향으로 고객들의 마일리지 혜택은 대폭 축소된다. 무료 티켓 마일리지 공제의 경우 2004년부터 본격 실시되지만 미주발 인천행 항공편의 좌석 업그레이드는 당장 내년 7월(여행 개시일 기준)부터 새 제도가 적용되는 등 출발지와 혜택에 따라 적용시기가 달라 큰 혼선이 예상된다.
우선 비수기 LA-인천 왕복 무료 티켓은 5만5,000 마일에서 7만 마일, 일반석→비즈니스석 업그레이드는 현 3만5,000마일에서 6만 마일, 비즈니스석→일등석 업그레이드는 3만마일에서 6만마일로 올라갔다. 성수기의 경우 무료티켓은 8만5,000마일에서 10만5,000마일로, 일반석→비즈니스석 혹은 비즈니스석→일등석 좌석 업그레이드 모두 4만5,000에서 9만 마일로 두 배나 올려 버렸다.
한국 여행을 자주 하는 미주 한인들은 새 마일리지제가 시행되면 당연히 큰 타격을 입게 된다. 특히 내년 7월부터는 LA-인천(미주 출발) 등 미주노선은 학생 및 인터넷 할인, 특별 판촉을 통해 구입한 디스카운트 티켓은 업그레이드가 크게 제한된다. 여행사를 통해 구입하고 있는 유효 기간 6개월 짜리 티켓(‘H 클래스 요금’)이나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O티켓’도 마찬가지다.
즉 이들 티켓을 사도 마일리지는 축적되지만 이 마일리지를 이용, 업그레이드된 좌석을 이용하려면 ‘H 티켓’보다 요금이 100-200달러정도 더 비싼 대신 유효기간은 1년인 ‘T티켓’을 구입해야 하는 것이다.
두 항공사들은 보통 50만-100만 마일이 넘으면 최고 고객인 ‘VIP’로 분류된다. 문제는 VIP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것. 대한항공은 현재 미주에만 50만 마일 이상을 가진 ‘VIP’ 고객이 수 천명, 아시아나도 100만 마일 넘는 ‘플래티늄’ 회원만 40여명에 이른다. 10만-30만 마일 정도 고객은 당장 파악이 힘들 정도로 부지기수다.
현재 비수기 인천-미주 왕복 무료 티켓과 업그레이드가 4만~5만 마일대인 것을 고려하면 이들 ‘VIP’들이 확보한 마일리지의 위력을 짐작 할 수 있다.
이렇게 마일리지가 쌓여 가자 고객들은 마일리지 서비스를 받기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대한항공의 한 관계자는 “1-2년 전 만해도 좌석 업그레이드를 받으려면 한 달 전에 예약하면 됐으나 최근에는 두 달 전에는 서둘러야 개런티 할 수 있다”며 “현재와 같은 추세로 마일리지가 불어나면 상황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한다. 특히 업그레이드의 경우 성수기에만 집중적으로 몰려 종종 고객과 항공사측의 마찰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해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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