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무료 티켓이나 좌석 업그레이드시 공제하는 마일리지를 대폭 상향하기로 결정하고 아시아나도 뒤따를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마일리지가 경영을 압박하는 ‘시한폭탄’이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는 설명에도 불구 대부분 승객들은 너무 급작스럽고 공제폭도 크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꾸준히 마일리지를 적립하며 한국행 공짜 티켓과 업그레이드를 생각해 왔던 많은 승객들은 황망해하고 있다. 특히 마일리지 개선책의 골자는 미주-인천 등 업체의 손해가 큰 장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혜택을 줄이기로 해 미주 승객들은 더 큰 영향을 받게 됐다. 유예기간만 해도 그렇다.
대외적으로는 2004년부터 실시, 마일리지를 쓸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고 하지만 미주 쪽에서 출발하는 한인들의 경우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
당장 내년 7월1일부터 미주발 한국행 항공편은 현재 많은 한인들이 구입하고 있는 할인티켓(‘H 클래스 요금’)으로는 좌석 업그레이드가 불가능하다. 업그레이드를 하려면 100~200달러가 더 비싼 티켓을 구입해야 하니 일부 승객 입장에서는 요금이 인상된 것이나 다름없다.
한 한인은 “업체에서 발표한 것보다 실제 서비스는 더 축소되는 것 같다”며 “항공사측에서는 시간을 줬다고 하지만 모아둔 마일리지가 아깝다고 당장 여행에 나설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면서 반문했다.
경영상 난제를 풀기 위한 고육책이었다고 하지만 많은 한인들이 항공사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특히 몇 년 전부터 미주 노선을 사실상 독과점하고 있는 국적 항공사들이 서비스 개선보다는 요금 인상 등 이익 챙기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마일리지 혜택 축소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보는 시각도 있다.
항공사 입장에서 마일리지는 ‘뜨거운 감자’라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마일리지 소진책을 통해 발등의 불은 끌 수 있을지 몰라도 ‘고객 신뢰’라는 장기 경영 목표가 흔들릴까 우려된다.
이해광<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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