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쓰는 쌍둥이형제
‘창작의 산고’잘 묘사
1999년 기발하게 독창적인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를 쓴 찰리 카우프만과 감독한 스파이크 존즈(프랜시스 코폴라의 사위)가 다시 손잡고 만든 여느 할리웃 영화와 아주 다른 코미디 드라마다. 할리웃 각본가들의 창작력 결핍증을 큰 테두리로 한 정열과 창조적 과정 및 적응에 관한 우습고도 진지한 작품이다.
상당히 복잡한 개념과 플롯을 지닌 데다가 영화 속 현실과 허구가 겹치면서 얘기가 진행돼 다소 혼란스럽지만 카우프만과 존즈는 이같은 복잡한 내용을 질서 있게 서술하고 있다. 두 콤비의 지혜롭고 예민한 독창성과 괴이하고 과격할 정도로 색다른 신선미가 돋보이는 영화다.
‘존 말코비치 되기’의 각본을 마친 찰리 카우프만(니콜라스 케이지)은 다음 작품 ‘난초 도둑’의 각본이 제대로 써지질 않아 식은땀을 흘리며 괴로워한다. 이 소설은 실제 뉴요커의 작가 수전 올린(메릴 스트립)이 쓴 논픽션.
머리털이 빠지고 병든 모습에 배고픈 아프리카 아이의 눈동자를 지닌 찰리를 더욱 괴롭히는 것은 자기와 함께 사는 쌍둥이 형제 도널드(니콜라스 케이지). 도널드는 찰리의 도펠갱어(한 사람이 동시에 두 장소에 나타나는 현상)다. 자기와는 모든 것이 정반대인 낙천가 도널드는 자기도 각본을 쓴다며 연쇄 살인범 얘기를 늘어놓는데 이것이 엄청난 액수로 할리웃에 팔린다.
글이 안 써져 애를 먹는 찰리는 도널드의 권고에 따라 수전의 뒤를 따라다니면서 각본의 큰 틀을 자기 얘기로 짜기로 하고 그 안에 수전과 난초 도둑의 관계를 집어넣는다.
플로리다 늪지대의 난초 도둑 존 라로쉬(크리스 쿠퍼)는 과격한 희귀종 난초 수집가. 수전이 자기 글의 대상인 존을 만나는 과정과 그 후 둘의 정사와 마약이 흥건한 관계가 찰리의 얘기와 중복돼 묘사된다.
상상력을 자극시키며 쾌감을 주는 총명한 영화인데 마지막 뜻밖의 액션 스릴러 같은 폭력장면이 큰 결점. 그때까지 진행돼 온 분위기와 내용과 너무나 어울리지가 않아 어리둥절케 된다. 그러나 상당히 잘 만든 영화로 케이지, 스트립 및 쿠퍼 등의 연기가 뛰어나다. 제목은 생물의 환경적응을 뜻하기도 한다. R. Columbia. AMC 센추리14(310-289-4AMC), 그로브(323-692-0829), 산타모니카 크라이티리언(310-248-4M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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