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에 살면서 느끼는 것은 한해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지나갔다는 사실이다.
계절의 변화가 뚜렷하지 않아서인지는 모르지만 여름이 갔다 싶으면 벌써 비가 오는 겨울이다.
한해가 시작되었는가 했는데 어느새 12월의 끝자락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올 한해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올해의 가장 큰 관심사는 불경기로 인한 한인들의 위축된 심리였던 것 같다.
베이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 주민들의 관심사는 7년동안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교통문제였다. 경기는 그다음 차례였다.
그러나 한인들에 있어서 교통문제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닌 것 같다. 만나는 사람들마다 불경기가 언제나 끝날까 하는 것이다.
지난 6월 한국에서 열린 월드컵때 잠깐 한인들의 관심사가 축구로 쏠렸었다.
연말이 되면서 한인회장 선거와 본국의 대선이 한인들의 관심사가 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한인회장 선거는 단일후보로 싱겁게 끝이 났고 본국의 대선은 이곳 한인들에게 과거처럼 큰 관심사가 되지 못하고 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연말경기가 예전만 못하다는 이야기들이 솔솔 들려오고 있다. 연말 경기를 걱정하던 전문가들도 추수 감사절이 끝나면서 시작된 첫주말 기간 예상보다 많은 판매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말경기를 낙관적으로 보지 않고 있다. 전국적인 경기가 그런 상태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베이지역 경제는 말할 것도 없다.
식당들도 예전같지 않은 연말경기를 느끼고 있으며 다른 스몰 비즈니스들도 지난해보다도 못한 매상에 울상을 짓고 있다. 지난해 "내년 경기를 기대하며 올해 불경기를 넘기겠다"고 말하던 사람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러나 요즘 송년모임을 보면 경기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인상을 받는다. 예년보다 오히려 송년모임이 늘어난 인상을 주고 있으며 모임이 열리는 곳도 지난해는 집이나 작은 식당이 있던 것에 비해 올해는 대형식당이나 호텔등이 주로 모임장소가 되고 있다.
앞으로 세 번남은 올해 주말동안 각종 모임이 꽉 차있다. 불경기는 불경기지만 한해를 보내는 아쉬움을 그대로 보낼 수 없다는 생각때문인지 아니면 그다지 불경기의 타격을 입지 않아서인지 잘 모르겠다.
들뜨기 쉬운 연말을 맞아 분위기에 편승하지 않고 한해를 돌아보고 내년을 계획하는 지혜가 필요한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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