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두 서명, 모금 추모가 전부, 여론 촉발 안돼 침묵
주한미군 궤도차량에 치여 사망한 심미선, 신효순 두 여중생에 대한 추모 물결이 본국을 비롯해 뉴욕, 워싱턴, LA 등 주요 도시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으나 유독 베이지역은 이상하리만치 침묵을 지키고 있다.
반전운동을 비롯해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적극적인 운동을 주도해왔던 버클리 대학 한인 학생들이 나름대로 사진전을 개최하고 서명서한을 작성 배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타지역과 달리 베이지역에서는 불씨가 옮겨 붙지 않고 있는 것.
지금까지 여중생 사망사건과 관련해 있었던 행사는 지난 7월 UC 버클리 대학 한국학 위원회(CKS)가 주도한 가두서명 및 모금운동과 지난 달 있었던 사진전이 전부였으며 최근에는 버클리 연합 신학대학원(GTU)이 벌였던 추모행사가 유일하다.
이처럼 한인 학생들의 활동이 베이지역 전 교포차원의 여론으로 확대되지 못한 이유는 한인 커뮤니티의 기성세대가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
이번 사건에 대해 미국 주요언론의 보도를 통해 잘 알고 있다는 마이클 오미 UC 버클리 소수민족 연구학 교수는 "뉴욕, 워싱턴, LA 등을 방문한 한국 항의 방문단이 베이지역도 방문했다면 사정은 약간 달라졌을 것"이라며 "베이지역의 경우 교민들이 넓은 지역에 흩어져 살고 있는 데다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성세대 단체들이 여론을 촉발시키지 못하고 있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후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 아파트 밀집지역에서 여중생 사망사건 관련 전단지를 붙이고 있던 한 교민도 "다른 한인 교민 밀집지역은 촛불시위를 비롯한 각종 추모행사가 연이어 열리는데 비해 베이지역은 너무 무심한 것 같다"며 "지나친 반미감정에 대한 교민들의 반감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정당하게 알릴 것은 알려야 하지 않느냐"며 반문했다.
뉴 캘리포니아 미디어의 잔 앤드류씨도 "이런 중대한 사안에 대해 불씨를 일으키지 못하는 언론에도 책임이 있다"고 일침을 가한 뒤 "타 민족 언론과 연합 보도 등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조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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