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정치의 계절이다. 한국의 대통령 선거 바람이 LA에도 몰려들어 사람들이 모이는 곳곳마다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될까’로 화제의 꽃을 피우고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모임도 잇따라 열리고 있다.
미주 한인들이 한국 정치에 관심을 갖는 것을 반드시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 미국과 LA의 거리가 나날이 가까워지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적극적으로 미주 교민들의 입장을 한국 정치인들에 알리고 우리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촉구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문제는 과거 한국 정치와 관련된 많은 단체 성격이 교민 전체의 권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특정인 몇몇이 한국 정치인과 줄을 대 국회의원 공천을 따내거나 사진이라도 한 장 같이 찍어 생색을 내는 수준에 머물렀다는데 있다.
올해에도 대선을 앞두고 이름을 들어보지도 보지도 못했던 한국 정치 관련 단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경우 이미 후원회가 있는데도 이를 지지하는 단체가 나날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또 하나의 새 단체가 이회창 후보 사진을 대문짝만하게 실은 광고와 함께 이회창 캠프에 가세했다.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경우도 이미 LA 노사모가 조직돼 있음에도 노 후보의 인기가 올라가자 다시 노무현 후보의 필승을 지지하는 대회 위원회라는 거창한 이름을 가진 새로운 단체가 또 발족됐다. 한미간의 우호를 증진할 것을 표방하며 등장한 단체도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각자가 어떤 단체를 만들건 그건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선거 철을 맞아 하루살이처럼 반짝 떴다 사라지는 단체는 한인사회의 장기적 발전을 위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정 후보자를 지지하는 사람이 있다면 힘을 모아 한 단체를 만드는 것이 보기에도 좋고 결집력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지자가 늘면 늘수록 단체 수도 많아지는 것이 LA 한인사회의 특징이다. 진정으로 그 후보를 후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체장이란 명함을 만들어 자기 이름을 내려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미주 한인 사회의 목소리가 한국 정치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되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너도나도 중구난방 식으로 나와 떠드는 방식으로는 안 된다. LA 한인 사회 인사들은 저마다 단체를 급조해 생색내기에 급급하기보다는 뜻과 색깔이 비슷한 사람끼리 힘을 합쳐 진정으로 교민들의 권익을 위한 정치 단체를 만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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