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무기테러 대비…부시도 "맞겠다"
공격정보 없고 부작동 우려 반론확산미국에서 생물무기 테러에 대비한 대대적인 천연두 백신 접종이 13일부터 시작됐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도 백신을 맞겠다고 밝혔다.
이번 접종은 내년 중반까지 1,100만 명에 이르는 미국민들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하지만 불확실한 테러를 막기 위해 결코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이 옳은지,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의무 접종을 해야 하는지 등이 논란을 부르고 있다.
미 정부의 천연두 예방 접종 계획에 따르면 우선 이라크 및 서남아시아 전선에 투입되는 50만 명의 미군에 대해 의무적으로 백신을 접종하고, 이어 내년 1월 말부터 민간 의료 관계자 45만 명을 대상으로 희망자에 한해 실시한다. 중동 지역 미 대사관 직원 2만 명도 접종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1단계 접종을 완료하면 내년 여름까지 소방대원, 경찰, 응급 의료 기술자들을 중심으로 모두 1,000만 명에 이르는 미국민들이 역시 접종을 받게 된다. 미 정부는 모든 미국민이 원하면 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2004년까지 신기술을 이용한 충분한 양의 공인 백신을 갖출 계획이라고 토미 톰슨 보건장관이 14일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정부는 천연두 공격이 임박했다는 증거를 갖고 있지 않지만 무차별 살상을 일삼는 테러 분자들이 전염병을 무기로 사용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하다”며 “나도 군과 함께 예방 접종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100만 명 중 1, 2명 꼴로 사망자를 내는 백신의 부작용을 고려해 일반 국민에 대한 예방 접종은 삼갈 것을 권고하면서 자신의 가족이나 참모들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에서 이미 1972년 접종이 폐지됐고 전세계에서 24년 동안 발병자가 보고되지 않은 전염병을 테러 공격 가능성만 가지고 대대적으로 예방 접종한다는 데 대해 보건 관계자나 대테러 전문가들의 비판이 일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6월 전미보건관리연합 회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서 천연두 바이러스를 이용한 테러가 있기 전에 예방을 위한 공중 접종을 실시하는 데 91%가 반대했다. 또 10월에 정부 자문기구인 질병예방실행자문위원회는 1,000만 명 접종안을 반대하고 접종 규모를 의료 관계자 50만 명으로 제한하도록 권고했다.
특히 보건 관리들은 천연두 백신을 접종할 경우 사망자가 생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처음 백신을 접종받은 사람 100만 명 중 15명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테러 집단이 천연두를 본격적인 무기로 만들어 사용할 가능성도 현재로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의 허술한 관리로 미국의 적대 국가나 알 카에다 등 테러 조직에 천연두 바이러스 시료가 흘러 들어갈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까지 무기로 쓰일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통신은 미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과 이라크 역시 천연두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으나 이를 무기로 만들 능력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천연두 시료 보유가 확인된 나라는 미국과 러시아이며 프랑스도 방어용 연구 목적으로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천연두란?전염력이 매우 강해 19세기 영국 의사 에드워드 제너가 예방 접종인 종두를 보급하기 전까지 해마다 엄청난 사망자를 낸 대표적인 전염병.
천연두 바이러스 전염으로 발생하며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을 중심으로 50년대만 한해 1,500만 명이 숨졌고 지난 세기 동안 5억 명이 목숨을 잃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967년 근절 계획을 추진해 77년 천연두 근절 선언 이후 발병이 없어 인류가 완전히 정복한 첫 전염병으로 평가되고 있다. 발병할 경우 고열과 발진으로 3명중 1명이 숨지고 살아 남더라도 얼굴에 심한 흉터가 남는다.
김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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