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사 단풍이 옷을 입은 이 가을. 단풍같은 고운 네가 무척 보고 싶어진다. 하늘은 고향하늘 닮아가는데 너는 너무 멀리에 있구나. 고향 나들이 때 예쁜 찻잔을 주며 차를 마실 때마다 생각해 달라던 투명한 가을하늘 같은 네 눈빛이 이 가을엔 더 그리워진다.
새 보다 더 가볍게 날아 우리 살던 고향 뒤뜰에 내려 들국화 한웅큼 안고 성큼 네 앞에 다가서고프다. 가을 빗물에 손을 씻고 실눈 뜨고 웃으며 국화내음 가득한 소녀적 마음 되어 밤새워 정담하고픈 맑은 가을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나에게도 그리워 할 수 있는 유년이 묻어 있는 고향이란 단어를 가슴에 붙안고 있다는 것이 내겐 소중한 사랑이었다. 이국살이 내내 살얼음같기도 하고 뽀얀 안개 같기도 하던 낯설움과 외로움이 이젠 뿌리내리는 소리가 들리는 우리 아이들의 따스해진 가슴으로 하여 녹기 시작했고 노년으로 다가가는 설익은 성숙 속에 이제사 안주할 것같은 안도의 한숨이 싱긋한 미소로 손을 잡아준다.
이세상 무엇이든지 진정으로 고마워하고 사랑하기로 하자. 하찮은 하나하나 모두 사랑과 기쁨의 징표로 만들자. 이국살이의 긴 여정이 내게 준 것은 무엇이든 누구이든 다 사랑하기에 가장 알맞은 그릇으로 만들어 준 노정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누구와의 만남도 대화도 성스러운 의식의 부분으로 여기며 아끼려 한다. 세월이 흐르는 물 구비 구비에 타국살이 아픔일랑 종이배 접어 강물에 띄우련다.
우린 끝없는 순례자의 길일지라도 그리워할 수 있는 정감이 있기에 더욱 소중한 벗임을 기억하자. 황량한 이국의 가을 벌판에 서서 줄어드는 시간을 안타까워하며 흐르는 구름 붙잡고 스치는 바람 껴안으며 고향 내음 만난 듯 흠씬 젖어있고 싶다.
겨울로 가는 서걱거리는 쓸쓸한 계절이긴 하지만 열매맺는 풍요로운 계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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