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주 센터빌에 사는 김모씨(46)는 얼마전 한국행 보따리를 쌌다. 초등학생 자녀 2명과 부인은 교육 때문에 남겨두고 단신으로 떠났다. 이른바 역이민이다.
백 투 코리아를 감행하는 미주 한인들이 늘고 있다. 한국 외교통상부의 외교백서에 따르면 2000년 미국 이민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역이민길에 오른 한인은 2천612명. 같은 기간 미국으로 이민온 공식 한인 수가 5천244명인 점에 비하면 이민온 두명중 한명이 되돌아 간 셈이다.
외교통상부 통계에 나타난 역이민 사유는 이민국에서의 생활 부적응이 24.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부머랭 유스(Boomerang Youth)라 불리는 한인 1.5세와 2세들의 국내 모국 취업 케이스는 19.5%로 2위. 노령으로 고향산천이 그리워 찾아가는 역이민도 16.8%로 세 번째로 많다.
최근들어 역이민이 늘고있는 또다른 이유는 1998년 IMF 체제 이후 쏟아진 불법체류자들의 유턴(U-Turn). 고국에서의 갑작스런 실업등으로 무작정 미국에 들어왔지만 강화된 이민법에 따른 각종 규제로 취업이나 생활에 어려움을 겪다 경제적 안정을 되찾은 고국행을 선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앞서 김씨도 큰맘먹고 태평양을 건넌 지 3년만에 손을 들었다.“사람 사는 재미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메릴랜드 락빌에 사는 이씨(45, 여)도 비슷한 케이스. 4년전 IMF때 이민을 온 그녀는 올해초 다시 한국행을 택했다. “이민생활 4년동안 먹고사는 문제부터 영어까지 설움이 말도 못했다"는 이씨는“말이 통하는 나라에서 살고싶다"며 가족들을 남겨둔 채 한국으로 되돌아갔다. 남편도 곧 자녀들이 대학에 진학하면 뒤따를 계획이다.
훼어팩스의 또다른 이모씨(61)는 노후를 한국에서 보내려고 귀국 준비를 하고 있는 노령자 케이스. 비즈니스로 경제적 기반을 잡은 이씨는“이민생활 20여년 동안 마치 물위에 산 기분이었다"고 말한다. 그는“아이들도 다 컸고 한국사람은 한국에서 살아야한다"며 모국 부동산 구입을 알아보는 등 내년을 목표로 역이민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삶에 회의를 느끼고 고국행을 했지만 막상 한국에서의 재적응도 쉽지않은 편이다.
한 역이민자는“인생의 실패자로 낙인찍힐까봐 남들 앞에 나서는 것이 두렵고 직장동료들과도 쉽게 어울리지 못한다"고 술회했다. 또 급변하는 한국의 물정에 어두워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실패하는 경우도 많다한다.
전문가들은“한국을 일찍 떠났던 이들은 고국사회에서 필요한 학연, 지연등이 형성돼 있지 않아 많은 시행착오를 겪는 다"며 역이민은 신중히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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