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代이하 젊은세대 ‘구태정치 심판’
새로운 정치를 소리 높여 외쳐 온 56세의 새 대통령이 탄생했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의 당선은 유권자들이 총체적인 의지로 ‘변화’를 선택했다는 뜻이다. 변화의 근원적인 힘은 40대 이하 젊은 세대에서 뿜어져 나왔다.
승패와 관계없이 제16대 대선의 필연적인 결과물은 ‘3김정치의 청산’이었다. 그의 당선은 여기에 세대교체의 도도한 흐름을 더해 한국정치의 진화과정을 몇 단계 단축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세대간 차별화가 기존정치의 구도를 뛰어넘은 것은 정치사 뿐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우리 사회 전분야의 의사 결정에 젊은 세대의 발언권이 그만큼 커지면서 사회 발전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선행 지표이기 때문이다.
노 당선자의 승리가 갖는 함의는 그가 걸어 온 정치 역정과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그는 국민 모금 방식, 즉 ‘희망 돼지 저금통’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선거혁명을 시도했다.
이 실험이 성공한 것은 ‘3김 정치’의 종언과 맞물리면서 우리 정치에 질적 변화를 가져 올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봐야 한다. 계보 가신 정치, 제왕적 보스 정치, 불투명한 정치자금으로 얼룩진 구 정치를 실질적으로 종식시킬 기회를 찾은 것이다.
선거기간에 터진 북한 핵 문제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노 당선자가 승리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과거처럼 흑백으로 가르는 보혁 대결 구도를 대입할 수 없을 정도로 안정감이 증대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노 당선자의 승리는 또 새로운 문화가 정치와 만나는 지점에 있다. 노 후보는 ‘노사모’를 포함한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유세 현장에 자발적인 청중을 불러 모았다.
온 라인과 오프 라인을 넘나드는 새로운 정치 문화 창출의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우리 사회의 가치 체계에 미칠 변화의 바람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부산 상고를 나온 고졸 출신이 돈도, 계보도, 세력도 없이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것은 사회적으로 권위를 인정 받아온 기존 가치 질서에 대해 조용한 도전이 시작됐음을 말해 주고 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