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2때부터 육법전서 독학’
부산상고 동기동창 남충희씨
“무현이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육법전서를 가지고 다닐 만큼 좀 특별한 친구였어요.”
노무현 당선자와 부산상고 53회 동기(66년 졸업)인 남충희씨(사진·56·강도에 희생된 남지연양의 아버지)는 학창시절 육법전서를 끼고 다니면서 법전공부를 했던 노무현 당선자의 고교시절을 기억했다.
남씨는 18일 졸업앨범을 펼치면서 “노 당선자는 과묵하고 조용한 친구였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그 당시부터 불합리하거나 사리에 맞지 않는 것을 참지 못했던 것이 기억난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3학년 졸업반 당시 노 당선자는 3반, 남씨는 1반으로 같은 반이 되진 못했다.
남씨는 “노 당선자는 부산상고 시절 특별하게 드러나는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작은 체구의 얌전한 겉모습과는 달리 불의를 보고는 가만있지 못하는 아이로 알려져 있었다”며 “대학을 가지 못한 노 당선자가 졸업 후 사법고시를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역시 뭔가를 해낼 친구라는 생각으로 지금껏 노 당선자의 정치 역정을 멀리서나마 지켜봐 왔다”고 말했다.
남씨는 “동문들이 얼마되지 않은 후원금을 보내 준 것 외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해 미안함 마음이 앞선다”고 그동안의 안타까움을 털어놓으며 “53회 동기들과 부산상고 동문들은 노무현 당선자가 원칙과 소신으로 한국을 개혁하고 5년 뒤 국민들의 사랑과 아쉬움 속에 청와대를 걸어나오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약자 돕는 변호사 깊은 인상
법정싸움 은혜입은 김도연씨
“한마디로 멋있고 괜찮은 남자입니다.”
LA의 김도연씨(사진·49·코리아나 뉴스 이사)에게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는 큰 은인이다.
지난 94년 골프장 사업권을 두고 현대건설과 벅찬 법정 싸움을 했던 김 이사는 수임료 한 푼 받지 않고 소송 건을 처리해 준 의리의 사나이 노무현 변호사를 잊지 못한다.
30억이란 거금을 날리고 현대와 소송을 하게 된 김씨는 백방으로 변호사 사무실의 문을 두드렸으나 변호사 면담은 고사하고 문전박대만 당했다. 이때 김씨는 마지막으로 노무현 변호사 사무실에 연락을 취했고, 얼마 후 억센 부산 사투리를 쓰는 남자로부터 “소주나 한잔 하입시다”란 전화를 받았다. 노무현 변호사와 주점에 마주 앉게 된 김씨는 자신이 억울함을 털어놓았고, 불의에 치를 떠는 그를 보며 든든한 믿음을 얻었다. 험한 단어를 사용해가며 재벌의 횡포를 성토하는 노 변호사를 보며 김씨는 한편으로는 “변호사가 이렇게 욕을 잘하나”는 생각도 했다.
김씨는 소송이 진행되는 도중 70명이나 되는 현대건설 변호인측과 당당하게 대결하는 노 변호사의 모습과 제도적인 문제로 막바지에 부닥쳤을 때 좋은 세상이 될 훗날을 기약하자며 가장 현실적인 조언을 서슴없이 하는 용기도 목격했다.
1년 넘게 진행된 소송 중 월 1~2회 노 변호사를 만난 김씨는 “업무 외에도 삶, 가정, 자녀교육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누는 소탈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김경원 기자 /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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