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오년이 가고 양띠해인 계미년(癸未年) 새해가 밝았다. 돌이켜보면 2002년처럼 정신없고 바쁘게 움직였던 한해도 근래에는 없었던 것 같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주 한인사회 역시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다사다난한 한해를 보냈음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수 없을 것이다.
한여름 한인사회를 뜨겁게 달궜던 축구열풍과 아직도 꿈★같기만한 월드컵 4강신화는 반년이 지난 지금도 뇌리에 생생하며 연말에는 21세기 첫 국가 지도자를 뽑는 한국 대통령 선거라는 폭풍을 맞아 한인사회는 또다시 요동을 쳤다.
가주 첫 한인 여성판사가 탄생하고 반평생 경찰에 몸담아 온 한인 경찰관이 미국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큰 LA 경찰국 최고위 간부로 승진, 자라나는 2세들에게 ‘나도 할수 있다’는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다.
먼 이국땅에서 이민생활을 하는 한인들로 하여금 그리운 모국의 체취를 흠뻑 느끼게 해준 한국의 날 축제와 쟁쟁한 주류사회 인사들의 입을 벌어지게 한 코리안 퍼레이드도 빼놓을수 없는 2002년도의 하이라이트 였다.
그러나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사생활도 포기하고 밤낮으로 일만 하며 살아온 한인 업주들이 연달아 강도들의 총칼에 희생되는가 하면 청소년에서부터 노인들까지 10명이 넘는 한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한때 ‘자살파동’이라는 말이 한인사회내에서 번지기도 했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단체들의 주도권 다툼과 장(長)들의 감투싸움, 아무리 나쁘다고 떠들어대도 개선되지 않는 음주문화, 인종차별을 외치면서 한편으론 다른 민족을 사람취급 안하는 비뚤어진 우월감 등 우리가 버려야 할 것 또한 너무나 많다.
미주 한인들에게 2003년은 이민 100주년을 맞는 뜻깊고 역사적인 해다. 올 한해동안 미국 전역에서 한국인의 미주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는 경축행사가 성대하게 펼쳐진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했으며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인생은 머무는 일이 없는 변화’라는 격언을 남겼다.
이 땅에 발을 내디딘지 한세기가 지났는데도 새롭게 변할 생각을 안하면 일보전진은 커녕 백보후퇴하게 된다.
한꺼번에 확 바꾸려고 하지 말고 조금씩 변하자. 담배를 하루 두갑 피웠으면 한갑으로 줄여보고, 일주일내내 술을 마셨으면 새해에는 엿새로 줄여보자. 평생 나를 위해 살았으면 이제부터는 주위의 불우한 이웃에게도 한번쯤 눈길을 보내자. 계미년 한인사회 최고의 화두가 ‘긍정적인 변화’가 되었으면 한다.
구 성 훈
<사회부>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