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7년만에 고객 은행만도 48개나
멜팅팟 남가주 지역
소수계 오히려 강점
“3년 안에 LA카운티 톱으로 키울 겁니다.” 부동산 자문회사 ‘TMG’ 대표인 1.5세 저스틴 김(36)씨는 상업용 부동산 감정가다. 3년 안에 LA카운티를 잡은 뒤 장차 세계적인 회사로 발돋움하겠다는 당찬 목표를 갖고 있다. 불과 95년 설립된 회사지만 생짜 꿈은 아니다. 한달 거래수가 40여건, 고객 은행이 48개나 되면 탄탄한 축이라 할 수 있다. 그의 야심이 다부진 데는 이유가 있다.
이 업계의 종사자는 85%가 백인, 평균나이 50세다. 김씨는 최연소에 속한다. 남들처럼 집에서 작게 감정 서비스를 할 수도 있지만 김씨의 꿈은 다르다. 나이 40되기 전 사업가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 이 분야 최고봉에 오르겠다는 것이다.
“로펌은 100년 넘는 데가 수두룩하지만 이 업계는 역사가 짧습니다. 겨뤄볼 만하죠. 한인이 세운 회사가 전문 서비스 분야에서 10∼15년 만에 최고가 된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미국인들이 앞다퉈 들어오려 하겠죠. 이민 사회의 롤모델이란 그런 것 아닐까요.”
이 업계의 승패는 정보 싸움에서 갈린다. 김씨는 12년간 한인타운을 누볐다. 직원 7명은 미국인, 중국인, 유대인, 히스패닉 등 인종이 다양하다. 조직력은 발동이 걸린 엔진처럼 갈수록 막강한 시너지를 뿜어낸다. 웬만한 데이터베이스는 인터넷으로 해결되지만, 그 다음 단계는 팀웍이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직원들은 각자 소속된 커뮤니티의 지역 정보를 빼올 수 있는 충실한 조직원이다. 김씨의 전략은 효율성, 시너지, 생산성으로 압축된다.
활동무대의 잠재력도 크다. LA는 다인종, 다문화의 ‘멜팅 팟’이다. 김씨는 미 전역에서 이 곳만큼 변화무쌍하고, 멀티컬처럴 한 곳이 없다고 말한다. 나아가 “20년 안에 백인이 소수계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래서 LA는 한인타운이나 리틀 이디오피아처럼, 특정 인종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서브 마켓이 많다.
이런 점조직부터 훑으려면 백인보다 소수계가 오히려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백인들은 서브 마켓을 알래야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씨는 일부러 차이나타운·다운타운·헌팅턴 팍 등 멀티컬처럴 지역으로 뛴다. 고객 은행도 다국적이다. 7개 한인 은행을 포함, 48개 고객이 캐세이·유나이티드 커머셜·뱅코 포퓰라 등 미국·중국·일본 은행들로 다양하다. “언젠가 디즈니랜드를 감정하게 될지 압니까. 미국 알짜기업의 수백, 수천만 달러 프로젝트를 한인이 감정한다? 상상만 해도 즐거운데요.” 감정 리포트 수백 장을 작성하느라 시간이 아까워 데이트도 안 한다는 그다. 밤낮도 주말도 없이 딱 워커홀릭인 그는 부지런히 무두질 중이다. “아직은 떠오를 때가 아니다”라면서.
김수현 기자 soohkim@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