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새 아침이다. 맑은 새해 첫 날이 밝았다. 올해는 미주 한인에게 특별한 해이다. 이민 100주년을 맞아 웅비하는 모습을 주류사회에 한껏 자랑해야 할 한 해다. 안팎의 도전에 맞서 어려움을 극복하고 희망을 엮어내야 하는 해다.
밖으로는 이라크 사태로 전운이 감돌면서 불안이 고조되는가 싶더니 북한 핵문제가 불거져 설상가상의 국면이 조성되고 테러는 간단없이 자행되지만 지구촌의 평화는 반드시 지켜야 할 지상과제임을 잊어선 안 된다. 안으로는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를 변수에 경제가 볼모신세지만 미주 한인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기약하며 땀을 흘려왔다. 또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이라크 사태는 그저 중동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중동에서의 분규는 아랍권과 서방의 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 우리와 후손들이 행복하게 살아가야 할 미국이다. 힘세고 부유해서가 아니라 모든 나라를 아우르는 리더십 때문에 온 세계가 믿고 따르는 미국이라야 진정한 평화가 도래한다.
중동 전쟁으로 유가가 급등하면 이제 겨우 가닥을 잡아가려는 경제에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타를 가할 수 있다. 다행히 타운경제는 주류경제의 여파에 비교적 타격을 덜 받았다고 하지만 전체 경제가 또 한차례 내리막길을 걷는다면 호된 시련을 비켜가기 어려울 것이다. 한인사회는 상황 추이를 주시하면서 유비무환의 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특히 북한 핵문제에는 남다른 관심을 보여야 한다. 만에 하나 일이 잘못되기라도 하면 미주 한인이 부당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일본군이 진주만을 공습한 뒤 일본계들이 강제수용소에 끌려가 수모를 당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평화적 해결이 요구된다. 북한 정권은 미워도 북한 주민은 따뜻하게 여겨야 한다는 대의에 명분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커뮤니티 화합에도 지혜가 요구된다. 한국 대선 기간에 이견이 대립하고 보이지 않는 감정의 앙금이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모두 훌훌 털어 버려야 한다.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젠 보수니 진보니 하는 리트머스 테스트로 한인사회가 나뉘어서는 백해무익하다. 이런 일로 한인사회의 소중한 역량이 소모되어서는 안 된다.
새해엔 할 일이 유난히 많다. 로즈퍼레이드 꽃차 행진 등 이민 100주년 기념사업을 잘 치러야 하고 국민회관을 다시 꾸며야 한다. 후손들에게 미주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정립하고 전수하는 뿌리 교육의 요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
한인사회의 고질인 단체의 주도권 싸움도 이제는 근절되어야 한다. 어른들이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서 무슨 염치로 2세들을 가르치겠는가. 고리타분한 단체 문화도 새 것으로 바꿔야 하고 한인사회를 이끌 인재들이 적재적소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도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더불어 사는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다. 미국사회는 말 그대로 다민족사회다. 여러 이민 그룹이 더불어 사는 사회다. ‘우리끼리’만의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이웃 커뮤니티를 진정한 벗으로 받아들이고 함께 사는 자세가 다민족 사회의 성숙한 구성원의 자세다. 히스패닉이나 조선족 노동자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더구나 이들의 노동력을 착취하면서 주류사회에 “우리를 정당하게 대우해 달라”고 할 수는 없다. 나누는 삶 속에 평온함이 깃들인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겨볼 때다.
새해 벽두부터 큼직한 도전들이 도사리고 있다. 움츠러들지 말고 담대히 응전해야 한다. 인류문명의 흥망성쇠를 ‘도전과 응전’으로 풀이한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의 통찰력을 깊이 새기며 전진해야 한다. 활력 넘치는 한인사회는 바로 우리가 하기에 달려 있다.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한인 이민의 역사를 써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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