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과학전문지 네이처는 최신호(2일자)에서 지구온난화로 인해 앞으로 100년 뒤에는 전세계적으로 봄이 한 달 가까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추운 겨울이 빨리 가고 따뜻한 봄이 서둘러 오는 것이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기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동식물들의 대량 멸종과 생태계 파괴가 벌써부터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봄이 빨라진다
미국 스탠포드 대학의 테리 루트 교수팀은 이잡지에 실린 논문에서 봄이 시작되는 시기가 평균 10년에 2.3일씩 앞당겨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100년 뒤인 2103년에는 봄이 현재보다 23일이나 먼저 찾아온다는 것이다.
전세계 동식물 1,400여 종에 대해 식물의 개화 시기, 어류의 산란기, 포유류가 동면을 마치는 시기, 철새가 이동하는 시기 등을 수십 년 동안 연구한 결과이다. 루트 교수는 “지구 온난화 때문에 가을과 겨울이 점차 사라지고 봄과 여름이 길어졌다. 이에 따라 고온건조한 아열대 기후 지역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식물은 북으로, 고지대로
기후 변화에 따라 동식물의 분포 지대와 행동 양태도 바뀌고 있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학의 카밀 파이잔 교수팀도 네이처에서 영국과 북미 지역의 동식물 1,700여 종을 조사한 결과, 생물분포 한계선이 평균 10년에 6.1㎞나 북상하고, 점점 고지대로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알맞은 기후와 먹이 등을 찾기 위해 기온이 낮은 서식처로 옮겨 간다는 것이다. 특히 스페인에서 흔히 발견되는 ‘수티 카퍼’라는 나비는 지난 5년 동안 북쪽으로 90㎞나 서식지를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파이잔 교수는 “남반구에서는 생물들이 남극으로 이동하고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 모든 동식물이 더위를 피해 남극과 북극에 몰려들지도 모른다”라고 말했다.
생태계 멸망의 전주곡
과학자들은 이같은 현상이 환경 오염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가 생태계 파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증거라고 지적한다. 낮은 기온을 찾아 새로운 영토로 이동한 종(種)과 기존에 서식하던 종 간의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수백 종이 멸종 위기에 처한다는 것이다.
영국 요크대학 생물학과의 앨라스테어 피터 교수는 “A라는 동물이 북쪽으로 이동한다 해도 A의 주된 먹이가 되는 B라는 생물이 같이 이동하지 않으면 A는 멸종할 수밖에 없다. 또 포식자의 급증으로 먹이 피라미드가 붕괴돼 생태계 전체가 수 십 년 안에 파괴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온난화는 계속된다
문제는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1990년 이후 세계 평균 기온이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100년 뒤에는 평균 기온이 지금보다 12도 가까이 높아질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 올해가 1860년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무더운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파미잔 교수는 “현재 온난화 속도로는 겨울은 물론이고 봄마저 사라질지 모른다”며 “사계절을 노래하는 문학 작품은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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