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가주한인동포사회.한미갈등에 우려하는 시각도
"북한의 핵개발을 미국 언론이 연일 톱기사로 보도하는데 한국에서는 반미데모까지 일어나는 것을 봐야 하는 교포들의 입장은 착잡할 뿐입니다"
새해 들어 긴장이 고조되는 한반도 정세를 바라보는 북가주 한인들이 착잡한 심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북핵문제의 해결방법을 놓고 한·미 정부간의 미묘한 입장차이와 이에 따른 갈등의 조짐마저 일어나자 미국 교포사회에 영향이 있을지 우려하는 한인들도 늘고 있다.
지난해 말 여중생 장갑차 압사사건으로 한국내에서 촛불시위가 잇따르고 부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여론이 비등할 시점까지만 해도 북가주 교포사회는 본국인들과 심정적 동조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핵개발 조짐에 대해 미국이 군사적 행동까지 고려하고 일부 미국언론이 미군철수까지 주장하고 나서자 교포들은 한국의 반미감정 자제와 미국정부와의 외교적 갈등해소를 촉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한인회의 유근배 회장은 최근 사태에 대해 "미국에 거주하는 교포로서 일부 본국민의 반미감정은 좋지 않다고 본다"면서 "나름대로의 문제가 있겠지만 한·미 정부가 서로 한발짝 뒤로 물러나 평화적 해결점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여론에 대해 유회장은 "미 주류사회는 힘의 원칙으로 가는 경향"이라면서 "이같은 조류를 잘 읽고 대처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산마테오에 거주하는 김종일씨도 "반미감정의 자제"와 "북한문제의 해결에 한국정부가 미국과 외교적 마찰이 없도록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크로니클지는 물론 지역신문마저 연일 톱기사로 북한의 핵문제를 다루는 것이 한국민으로서 부담스럽다"면서 "만일 미국정부가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한국상품에 대한 불매운동까지 일어나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극단적인 상황전개까지 걱정했다.
그러나 교포사회의 시각변화를 주문하는 일부 한인들도 있다. 스탠포드대학에 교환교수로 연구중인 조경근 박사(정치학)는 반미감정과 북핵문제의 해결을 분리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박사는 "여중생 사망사건으로 점화된 반미감정은 한국내 정치적 의사결정세력이 바뀐 것을 모른 미국의 잘못된 초기대응으로 촉발됐다"면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오만이 없어져야 반미감정이 사라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북한의 핵문제 해결방안에 대해서 조박사는 "미국정부의 강경책과 한국정부의 유인책이 똑같이 이해된다"면서도 "미국이 좀더 진지하게 한국과 대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북가주 한인들은 "모든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혈맹으로 맺어진 한미간의 우호적 관계가 훼손되서는 안된다"는 것이 의견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범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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