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또 이민사기 뉴스다. 300여명이 이민 브로커를 통해 영주권을 발급 받았는데 그 과정에 불법이 개재돼 모두 추방될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 300여명의 추방 대상자 중 외국계는 20여명이고 나머지는 모두 한인이다. 이민 100주년을 맞는 해에 한인 이민사상 최대 규모 이민 사기극이 적발돼 수백명의 한인이 추방될 상황을 맞고 있다.
마치 연중행사 같다. 한 해가 멀다고 대형 이민사기 사건이 적발돼 하는 말이다. 수백명의 한인이 연루돼 수백만달러의 피해를 입힌 ‘동아인터널’ 사건이 수년전 일이다. 그런데도 꼬리를 물고 이민사기는 이어지고 있다.
아직도 수사 중인 사건, 또 언론에 보도가 안된 자잘한 이민사기, 꼬리를 잡히지 않은 사건 등을 합치면 이처럼 적발되는 이민사기 사건들은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일지 모른다.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한번 벌초가 이루어진다. 그러나 얼마 못 간다. 잠시 관리를 소홀히 하면 다시 잡초 일색이다. 이민사기가 아예 일상화된 느낌마저 준다.
왜 한인사회에서 이처럼 이민사기가 극성을 떨고 있을까. 돈이면 모든 게 해결된다는 사고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이번 대규모 추방사태도 그렇다. 먼저 추방위기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를 보자. 이들은 영주권을 받기 위해 한인 브로커들에게 1인당 3만∼5만달러를 건네주었다는 것이다. 또 이들로부터 돈을 받은 브로커들은 이민국 직원을 매수했고 결국 그런 뇌물공여라는 불법적 방법을 통해 영주권을 발급 받았다는 것이다. 모든 걸 돈으로 시작해 돈으로 끝내려다 결국은 법망에 걸려든 것이다.
일부 관련 한인들은 뇌물공여라는 불법적 방법으로 영주권을 받은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아마 그 주장이 맞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애당초 어떤 방법을 동원하든 영주권을 취득하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고 그런 방법을 찾다보니까 이민사기에 걸려들었을 개연성도 크다. 다른 말로 하면 합법적으로는 되지 않을 일인지 뻔히 알면서도 돈으로는 해결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화를 불렀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민 사기꾼이 들끓고 있다. 주법이 규정한 본드도 구입하지 않고 사업체 등록도 하지 않은 악덕 브로커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이민그룹이 그 어느 곳보다 많고 또 불법체류자가 가장 많이 몰린 지역적 특수성 때문이다. 이런 풍토에서 돈이면 뭐든 게 해결될 것이라는 생각에 젖어 있을 때 이는 대형 이민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민사기 근절의 방법은 다른 데 있는 게 아니다. 만연한 편법·탈법 풍조에서 한인사회가 벗어나는 것이다. 그 길만이 이민사기 근절의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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