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대회수익금 활용실태‘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다. 2002 한ㆍ일 월드컵의 감동이 온 나라를 뒤흔든 지도 어느새 7개월 가까운 세월이 흘렀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한 10개 월드컵 경기장은 현재 어떤 모습으로 그 때의 신화를 되새기고 있을까. 또 1666억 원에 달하는 월드컵 수익금은 어떻게 활용될 계획일까.
최근 2002 월드컵 대회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의 기념관 건립 추진이 논란을 빚는 것을 계기로 월드컵 사후 관리의 핵심인 ‘월드컵 잉여금’과 ‘경기장 활용 실태’ 등에 대해 점검해 보았다.
▲월드컵 경기장 관리 실태
무려 1조 8000여억 원을 들여 건립한 10개 월드컵 경기장은 월드컵 이후 제대로 활용이 되지 않아 극심한 적자 운영에 허덕이고 있다.
‘월드컵이 끝나면 도대체 경기장을 어떻게 처리하려고 하는가’라는 건립 당시의 우려가 고스란히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형국이다.
지난 해 10개 월드컵 경기장은 단 한 곳의 예외도 없이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서울 상암 구장이 29억 원의 적자를 본 것을 비롯, 인천이 25억 원, 대구가 18억 원의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 10개 구장의 적자 합계는 총 120여억 원이 이른다.
적자 경영의 이유는 역시 경기장등이 월드컵 이후 다른 용도로 제대로 활용이 되지 않아 거의 수익을 올리지 못했기 때문. 울산 대전 수원 전주 등에서는 그나마 프로 축구 경기가 열리기는 했으나 다른 구장은 일반 기업의 대규모 행사에만 간간이 이용됐을 뿐 거의 방치되다시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적자 기조는 올 해도 대부분의 구장에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3년 각 구장의 예상 수입ㆍ지출을 집계한 결과 그나마 입지 조건이 좋은 상암 구장만이 20억여 원의 흑자를 기대하고 있을 뿐 나머지 9개 구장은 모두 올 해도 1억~24억 원의 적자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구장별로 나름대로 각종 이벤트 유치와 부대 시설 임대 등의 수익 사업을 계획하고는 있으나 구장 관리 운영비와 인건비를 충당하는 데도 턱 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체육계 관계자들은 “애당초 연고 프로 구단도 없는 곳에 수천억 원을 들여 축구 전용 구장을 지은 것부터 문제였다”며 “건립 비용이나 구장 유지비가 모두 국민의 혈세에서 나오는 것 아닌가. 지금부터라도 다목적 용도로 변경하거나 보다 적극적인 활용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월드컵 기념관 건립 논란
2002 월드컵 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지난 14일 집행위원회를 열어 약 1666억 원에 이르는 월드컵 잉여금의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 결과 월드컵 기념관이 필요하다는 데 원칙적으로 동의하고 2월 중순에 열리는 차기 회의에서 세부 사항을 논의키로 했다.
그러나 문제는 기념관 건립에 무려 1050억 원의 거액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 인근에 들어서는 대형 기념관 건립에 700억 원이 소요되고 350억 원의 기금을 운용할 기념관 관리 법인체를 설립하는 등 총 1050억 원의 예산을 배정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축구계는 “축구 발전 기금 등 실질적인 보탬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한 반대 의사를 나타내고 있다. 즉 잉여금을 실속 없는 ‘겉치레’ 사업보다는 스포츠 저변을 확대하는 데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조직위가 기념관 건립 외의 나머지 수익금을 축구 협회에 180억 원, 10개 지자체에 300억 원, 장애인연합회에 150억 원 등으로 나누어 지원키로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협회 등이 이를 과연 어떻게 활용할 계획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화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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