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몇 번씩 자기 최면에 빠진 사람처럼 How are you doing? 이란 인사말과 함께 I’m fine, great. 또는 super! 라고 대답하는 것이 미국 사람들의 생활 습관이다. 항상 행복해서 그럴까 아니면 그렇게 해서라도 행복해지려는 것일까. 약간은 분장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들의 긍정적인 삶이 부럽기만 하다.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라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가 된다고 한다. 새해에는 가정이 더 화목해지고, 건강이 더 좋아지고, 이웃과 친구들과 더 돈독히 지내고, 돈도 더 많이 벌고, 양(羊)처럼 평화로운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한해를 소망한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이민 와서 불과 몇 년도 안돼 집 장만 하고, 생활 형편도 좋아져 행복할 것 같은데도 행복하다는 생각을 좀처럼 하지 않는다. 왜 그럴까? 그토록 행복하기를 바라면서 행복하다고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설문(禪門)에서는 “당신이 지금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까닭은 무엇 무엇이 없어서가 아니고 지금보다 더 가지고 싶은 마음 때문이며, 이것은 담 넘어 넝쿨이 더 실해 보인다는 상대적 빈곤감에서 온다"고 했다.
염라대왕이 착한 농부에게 물었다. “네가 다시 태어난다면 어떤 모습으로 태어나고 싶은가?"
“제가 뭘 바라겠습니까. 다만 알맞게 살수 있는 논 한 마지기에 밭 두서너 도랑 그리고 평생을 같이 살 착한 아내를 가진 농부로 다시 태어나고 싶습니다."
그러자 염라대왕이 “그건 나도 하기 어려운 일일세. 사람의 욕망에는 끝이 없기 때문이지."
이 대화는 우리에게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이렇게 농부의 소망이 소박한 것인데도 그런 자리는 아마 없을 것이라는 염라대왕의 말도 그렇다.
일찌기 소크라데스는 행복은 가진 것과 비례하지만, 가진 것 이상의 욕망과는 반비례한다는 등식을 내 놓았다.(행복=금욕)
그리고 스위스의 내과의사 폴 투르니는 상대방의 신발을 신어보려는 자세 즉 상대방을 더 이해하면 할수록 행복해진다는 등식을 내 놓았다(행복=이해)
우리 나라에서는 넘고처짐이 없는 중용(中庸), 적선을 하되 남들이 모르게 베풀기를 3-5-7-9번 하라는 음덕(陰德), 건강하고, 풍족하고, 덕을 쌓고, 천수를 다해, 오래 사는 다섯 가지 오복(五福)을 행복의 요건으로 삼았다.(행복=중용, 행복=음덕, 행복=오복)
그런데 최근 영국의 심리학자 캐럴 로스웰(Rothwell)과 인생상담사 피트 코언(Cohen)이행복의공식을 P+(5xE)+(3xH) 즉 인생관+(5x돈·건강)+(3x야망)이라고 주장, CNN 방송도 이 현대적 감각의 공식을 크게 보도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위에서 P란 인생관, 적응력, 탄력성 등 개인적 특성(Personal Characteristics), E란 건강, 돈, 인간관계 등 생존의 조건(Existence), H란 기발한 야망, 자존심, 기대, 유머감각 등 높은 수준의 조건(Higher Order Needs)을 의미하며 이 3가지 핵심 요소에 따라 자신의 행복지수를 산출할 수 있다고 했다.
이 공식에 따르면 인간의 행복에는 개인적인 신념이나 인생관 등 내적인 것 보다 돈과 대인관계, 야망 등 외적인 것이 3배 내지 5배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들은 1. 가족과 친구 그리고 당신 자신에게 시간을 쏟아라. 2. 밀접한 대인관계를 맺도록 노력하라. 3. 흥미와 취미를 추구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기존의 틀을 깨라. 4. 현재의 순간에 몰두하고 과거나 미래에 살지 말라. 5. 운동하고 휴식하라. 6. 전력을 다하고, 성취 가능한 목표를 가져라.
이렇게 말하면서도 7.“지나친 욕구를 억제 또는 중단하면 아주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고 작가 에디스 워튼의 말을 인용, 귀담아 들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위에서 6번까지는 행복을 위해 “이렇게 하라"는 주문이고, 마지막 7번은 참 행복을 위해 “마음을 비우라"는 주문이다.
이렇듯 RoCo 이 두 사람이 능동적으로 “이렇게 하라"고 여섯 가지 주문을 해 놓고, 그래도 풀리지 않는 여백을 “무심"(無心)으로 메꾼데 대해 관심을 갖아본다. 행복의 열쇠는 돈과 권력과 명예의 곳간을 여는 것이 아니고, 마음의 문을 여는 것이라는 공식에 접근한 셈이다.
/ikhchang@aol.com
멤피스 한인사 편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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