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인기 DJ 이종환씨가 진행하던 MBC 뮤직살롱에서 귀에 익은 팝송 리듬에다 ‘잊는다 잊으리 돌아서도 왜 이리 못 잊나 또 네 생각…’이라는 한글 가사를 붙여 부르던 그 때 그 노래를 기억하십니까.
Matt Moroe의 ‘Music Played’를 ‘음악은 흐르는데’로 번역해 불러 당시 번안가요 열풍을 일으킨 주인공이 바로 하남궁씨다. 해병대 연예대를 제대한 뒤 반도호텔(현 조선호텔)에서 노래를 부르다 이종환씨에게 발탁됐다. 팝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이씨가 자신이 번역한 ‘음악은 흐르는데’를 거의 매일 틀다시피 했던 것.
40대 이하의 젊은 사람들에게는 ‘밤에 떠난 여인’을 히트시킨 가수 하남석씨의 친형 정도로만 알고 있지만 74년 밴드와 함께 하와이로 이민오기 전까지는 하남궁씨의 인기가 훨씬 높았다. ‘러브 스토리’, ‘워크어웨이’, ‘갓 파더’ 등의 각종 번안가요 히트곡은 물론 김희갑씨 작곡의 ‘보고 싶은 마음’, ‘내 말 전해주오’, ‘일요일에 만납시다’라는 순수 가요 히트곡도 많다. 당시 대학 축제에서는 하씨를 모셔가기 위해 서로 다툼이 벌어질 정도였다.
특히 ‘바닷가 모래밭에 수많은 사람 중에 만난 그 사람…’으로 시작되는 키보이스의 히트곡 ‘바닷가의 추억’은 바로 하남궁씨가 작사한 노래다. 키보이스 멤버들이 모두 하씨의 친구들로 김희갑씨 집에 놀러갔다가 즉석에서 김씨의 곡에 가사를 붙였던 것.
78년 뉴욕으로 와서 82년부터 10년간 맨하탄서 ‘구디, 구디’라는 클럽을 운영했고 이후 뉴저지를 거쳐 2년 전부터는 플러싱 공용 주차장 인근에 같은 이름의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환갑의 나이지만 아직도 가끔 피아노를 치면서 직접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26일 서울플라자에서 열리는 ‘2003뉴욕연예인협회 버라이어티쇼’에서도 ‘음악은 흐르는데’와 ‘첫 사랑 언덕’
두 곡을 불러 60년대 향수에 흠뻑 젖게 만들 예정이다. 티켓 문의; 718-358-7500(플러싱 협회), 201-944-6697(뉴저지 한국기원)
<장래준 기자>
jraju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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