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트만 KEDO 사무국장, UW 강연서 북핵문제 등 강연
미국은 세계평화보다 자국 안보 우선, 미군 철수할 수도
부시 행정부는 세계평화라는 공공선보다는 미국의 국가 안보와 이익을 위해 북핵 문제에 접근할 것이라고 한반도 에너지 개발 기구(KEDO)의 찰스 카트만 사무국장이 강조했다.
워싱턴대학(UW) 잭슨 국제대학원 초청으로 30일 특강을 가진 카트만 사무국장은 북·미 외교사와 북핵문제를 둘러싼 미국정부의 전반적인 입장을 강의실을 메운 1백여명의학계, 시민, 학생 등에게 2시간 30분에 걸쳐 설명했다.
카트만은 미정부가 88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북한과 비정치적인 문화교류를 시작했으나 1994년 북한이 핵 확산 금지협정(NPT) 탈퇴를 결정하기 전엔 북한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2년 중앙정보국(CIA)이 북한의 플루토늄을 이용한 핵개발 프로그램 정보를 입수한 후 2000년 9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 및 2002년 제임스 켈리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평양방문 등 다각적인 접근을 시도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계속돼온 미국의 대화 노력과 보상외교에도 불구하고 핵 제조시설 가동 등 핵무기 생산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북한 정권이 오늘의 핵 위기를 자초했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매파가 주도하는 부시행정부가 들어선 후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칭하는 등 더욱 명백하고 투명한 핵시설 공개를 북한에 요구했으나 북한은 오히려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사찰단의 강제추방 등으로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카트만은 설명했다.
그는“미정부는 다각적인 외교적 노력을 취했으며 이제 문제해결의 열쇠는 북한의 태도 변화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는 2개 동시전쟁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으며 이라크 문제를 해결한 후 북한 문제를 심층적으로 다룰 것”이라면서, 그러나 최악의 사태에 이르지 않기 위해 대화의 노력도 계속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트만은“개인적으로 장담은 할 수 없지만 북한이 현재 적어도 1~2개의 핵탄두가 있을지 모른다”면서 KEDO에서 중유공급을 중단한 이유 중 하나도 북한이 핵 제조기술을 타국에 수출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작금의 북핵 문제는 문제가 아니라 ‘심각한 위기’이며 미국의 안보와 이익만을 위해서 북핵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한 학생이 부시정권의 강경 일변도 외교정책이 북한을 자극, 핵 문제를 불러 온 것이 아니냐면서 북한이 왜 핵개발을 하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카트만 사무국장은“국제사회에서 주권국가로서 주목받고 싶어서일 수도, 1994년과 같이 협상을 통해 경제지원 등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으나 이는‘버릇없는 아이가 사탕을 보상으로 기대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한국학 권위자인 제임스 팔레 교수는 카트만의 시각이 다분히 미국 정부 쪽에 치우쳐있다면서“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자국의 방어개념으로 이해하고 그들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 타협하는 것은 어떠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참석자가 남북간의 자율적인 대화 노력을 지켜보며 그들이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은 어떠냐는 질문에 카트만은“김대중대통령의 북한방문도 마찬가지지만 미국이 없다면 남북간의 독립적인 대화 시도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미군철수 문제도 한국 국민이 원한다면 언제든지 철수할 의향이 있다면서 최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의 발언을 재확인했다.
KEDO의 실질적인 업무인 북한의 경수로 건설 지원사업에 관해서 강연 내내 언급이 없었던 카트만은“미국정부는 북한 주민이 기근에 시달리거나 경제가 침체하는 것에 신경 쓸 이유가 없으며 다만 경수로지원사업의 조건이었던 북한의 핵폐기 만이 중유공급 재개와 건설사업의 완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방동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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