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는 카우보이야." “이락과의 전쟁에서 우리가 얻을 것은 별로 없어." “이락 침공은 반대야. 손해만 볼 것이기 때문에." “후세인을 제거한다 해도 전쟁에서 수많은 민간인을 희생시키고 나면 테러리스트들의 반미 행동은 더 극성을 부릴 것이 틀림없어."
이상은 필자가 지난 며칠 간 학과의 동료 교수들과 휴게실에서 만나 이락 문제와 관련된 대화를 나누면서 나온 얘기들이다. 지금까지 4명의 동료들은 모두 미국의 이락 공격은 잘못이라는 반응이었고, 단 한 명만이 정부의 방침이 공격 쪽으로 간 것을 보면 분명한 증거와 이유가 있는 것 같으니 지켜 볼 수밖에 없다는 관망자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들 5명은 모두 부시 정부가 UN의 지원이 없어도 또 프랑스나 독일, 러시아 등의 협력이나 동의가 없어도, 이락 공격은 기정 사실이 된 것으로 판단했다. 한 분은 빠르면 1월말이나 2월초에 공격이 시작 될 것 같다고 했다. 3-4월이 되면 그 곳 날씨가 너무 더워 전쟁수행이 제대로 안 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하여튼, 불행하게도 현재 상황으로 보면 (1월 25일), 미국의 이락에 대한 무력 공격과 후세인 제거 방침은 분명해진 것 같다. 이미 늦은 감이 있으나, 다시 한 번 나는 부쉬와 그의
국제, 군사 담당자들이 마음을 바꾸고 무력 행사보다는 외교와 정치적, 경제적 제재 등의 방법으로 이락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물론 후세인은 잔인한 독재자에, 대량 살상 무기로 인근의 적대국이나 이스라엘 등을 공격할 수 있는 위험한 인물이다. 그러나 그가 직접 미국을 공격할 의도가 있거나 테러리스트들을 지원한다는 분명한 증거가 없다.
또 그가 현재 대량 살상무기를 보유하고 생화학 무기까지 대량으로 개발했다는 증거는 없는 상황이다. UN 감시단이 현지에서 두달 동안이나 조사를 해도 결정적 증거(smoking gun)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또 프랑스, 독일 등은 분명히 전쟁 반대 의사를 밝혔고, 중국과 러시아 등도 감시단의 조사 활동을 연장하자는 의견이다. 이스라엘도 전쟁 반대 입장이다. 인근의 주요 아랍국들도 무력 침공을 반대하고 있다.
이미 미국 대학가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지난 해 초여름부터 교수들이 반전 평화 캠페인을 벌여 왔다. 최근 몇 주 동안에는 미국과 세계 각지에서 반전 데모가 벌어지고 있다. 교회들은 전국적으로 연합하여 반전 평화 촛불 시위를 하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부시의 지지도는 10%나 급격히 떨어졌다. 미국 전체 여론도 점점 반전 쪽으로 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미국이 영국과 호주, 몇 몇 옛 동구권 국가들의 협력을 받아 이락을 공격한다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다. 이락 공격으로 미국 정부에 구체적으로 어떤 이득이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 것은 미국과 세계의 장기적이고 전체적인(holistic) 이익, 즉 세계 평화와 화해라는 궁극적인 이념에 어긋나는 것이다.
부시 대통령과 미 정부는 이락에 대한 무력 공격을 재고해야 한다. 평화와 화해에 바탕을 둔 장기적인 외교와 정치적 방법, 문화 및 홍보 정책 등으로 반미 하는 사람들과 독재자들을 포용해야 한다.
정서적으로 보면 정말 내키지 않더라도. 지금은 대통령과 그의 정책 입안자들이 미국의 경제회복과 국토와 국민의 안전 그리고 대외적으로는 반미 테러리스트들을 외교적 방법으로 제압하는 일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적이 보이는 대로 무조건 내가 먼저 권총을 빼서 쏘아야 한다는 서부 개척시대의 카우보이 정신이나 스타일은 지금 적용될 수 없다.
/애팔래치안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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