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생활을 하면서 크게 어려움을 겪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특별한 만족감을 갖지도 못하며 산 것 같다. 처음에 와서는 영어라는 게 많은 스트레스를 주었지만 몇 년이 지나고 나니 대충 의사소통 이 되고 이곳 Bay Area에 사는 덕으로 적당히 미국적인 것과 한국적인 것을 취하면서 나름대로 또 하나의 사회 속에서 살아가는 게 아닌가 싶다.
San Francisco에 살면서 누릴 수 있는 혜택중 하나는 여러 가지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꼽을 수 있겠다. 베이지역은 특히 이민자가 많은 곳으로 세계여행을 하지 않아도 여러나라 음식을 먹을 수가 있다. 맛을 음미하며 맛좋은 곳이라면 장거리도 마다하지 않는 미식가도 아니고 식탐을 하는것도 아니지만 음식이라면 가리지 않기에 기회가 되는대로 여러나라 음식을 맛보기를 좋아한다. 더욱이 요리 솜씨가 없는 나는 핑계삼아 외식을 자주 하는데 태국, 인도, 베트 남, 멕시칸, 이태리 음식점 등을 돌아다니면서 여러나라 음식맛을 접하는 것도 괜찮은 취미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본토에서의 음식맛을 모르니 다른 나라 음식들은 이곳에서 파는 음식들이 그 나라의 음식맛인 줄 알지만 한국음식 맛이야 이미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탓에 이곳 한국식당에서 먹는 음식에 대해 조금의 아쉬움이 생긴다 . 늘 옛날에 먹던 그 음식맛들이 그리워 지는 것이다.
뉴욕에 있는 한국식당들은 규모도 크고 음식도 맛있게 한다는 친구 얘기를 듣고 몇 년전 뉴욕에 갔을 때 여러 번의 끼니를 한국음식으로 때웠지만 머릿속에 또 혀 끝에 맴돌던 한국에서의 그 맛을 접하지는 못했다.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살고 한국보다 음식맛이 더 좋다는 L. A. 에 갔을 때도 동치미국수가 맛있기로 소문난 식당에 가서 먹어 보았으나 소문처럼 맛은 있었지만 내 미각을 완전히 만족 시켜주지는 못했다.
작년 여름에 한국에 갔을 때, 방문 목적이 단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함은 아니었지만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을 수 있다는 기대는 상당했었다. 내가 종로서적에 가서 열심히 들여다 본 책은 다름 아닌 맛있는 음식을 어디 가서 먹을 수 있는 가를 소개한 책이었을 정도였으니까.
종로 뒷골목에서 먹은 해산물탕, 제주도에서 먹은 광어회와 광어 매운탕 그리고 갈치회, 잠실에 있는 포장마차의 골뱅이 무침, 또 롯데백화점 지하 식당에서 먹은 냉면, 떡볶이는 나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설악산 백담사 입구에서 먹었던 산나물비빔밥은 어찌 그리 맛이 있었던 지, 지금도 그 산나물 비빔밥만 생각하면 저절로 입안에 침이 돈다.
아, 그 산나물 비빔밥, 이곳 어느 식당에 가야 그 맛을 다시 볼 수 있을까?
그 산나물 비빔밥보다 더 맛있는 음식을 찾을 때까지 내 고개는 자꾸만 한국으로 향할 테인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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