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스파이 할 사람 못돼
신문내용 알려준게 죄되나”
부인 예영자(51)씨는 5일 밤 본보와의 단독인터뷰에서 남편과 북한의 관계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다”며 “이번 사건은 분단민족의 비극이며 남편이 하루속히 풀려나기를 바랄뿐”이라고 말했다. 예씨는 남편과의 체코 및 오스트리아 방문에 대해 “결혼 25주년 기념으로 오래전부터 계획해 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수사국(FBI) 수사관들을 언제 만났나.
▲남편이 체포됐던 4일 오후 2시30분께 FBI에서 남자와 여자 두명의 요원이 사무실에 와 기다리고 있었다. 4시30분 타운 모처에서 3시간 정도 조사를 받았다.
-FBI 수사관의 질문 내용은.
▲‘남편이 북한으로부터 돈을 받은 것을 알고 있느냐’ ‘신문기사를 오려 자신의 의견을 담아 팩스 또는 이메일로 보내는 것을 본적이 있느냐’를 비롯 북핵문제에 대한 나와 남편의 견해, 나와 남편과의 관계, 남편의 여자관계 등 여러 질문을 받았다. ‘모르는 사실’이며 ‘그럴리 없다’고 대답했다.
-유럽 여행 중 실제로 남편이 북측 인사들을 만났나.
▲2000년 4월 결혼 25주년 기념으로 체코 프라하, 오스트리아 비엔나 등을 각각 2박3일 정도 여행했고 계속 함께 지냈다. 다만 체코 프라하에 들렸을 때 남편이 피곤하다고 해 거의 하루종일(약 6시간 정도) 혼자 박물관 구경을 했었다. 만약 남편이 그들을 만났다면 그때 만났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당시 LA공항 입국할 때 소지했던 현금 1만8,179달러를 왜 신고하지 않았나.
▲1만달러 신고 규정은 한 사람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았고 우리는 두 사람이었기 때문에 2만달러가 안돼 신고하지 않았다. 세관원이 따로 불러 “신고할 것이 없냐”고 세 번 물었고 나는 “없다”고 답했다. 결국 수색과정에서 돈이 나오게 됐고 이후 두 달 간격으로 2차례정도 조사를 받았다.
-돈의 소지 경위를 자세히 말해달라.
▲사실 남편만이 알고 있는 내용이다. 유럽으로 떠날 때 나는 2,000-3,000달러 정도를 갖고 있었다. 자세한 내용은 지금 말할 수 없다.
-오늘 남편의 인정신문이 있었는데 왜 법원에 오지 않았나.
▲FBI에서 아들에게 전화를 걸어와 ‘법원에 미디어가 많으니 오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해 가지 않았다.
-남편이 사실상 스파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런 일을 할만한 사람이 못된다. 신문내용을 알려준 것도 죄가 되나. 민주·민족운동은 동의하지만 내가 직접 활동하는 것은 싫다. 남편이 하는 일을 좋아하지도 않았다.
-어제 이후 남편과의 연락은.
▲오후 3시30분께 전화를 걸어와 “집안 식구들에게 걱정을 끼쳐 미안하다. 걱정하지 마라”는 안부를 짧게 전했다.
-현재의 심정은.
▲연방수사국의 조사를 받고 있었음을 전혀 알지 못했다. 공항입국시 외환법 문제가 나왔을 때 변호사를 바로 고용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이 크다.
<황성락·진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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