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장에 나타난 예씨 행적
북 기관에 이메일등 통해 정보보고
김정일 생일때등 98년에 2회 방북
젊은 미혼한인 포섭 주력 방북주선
5일 공개된 법원 소장에 따르면 예정웅(59)씨를 전격 체포한 연방수사국(FBI)는 검거 7년전인 지난 1995년 후반부터 밀착 감시 활동을 시작했다. 이 기간동안 예씨는 FBI가 자신의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북한방문, 정보 수집, 정보원 포섭 및 행동 지시 등 활동을 했다. 기소장에 나타난 예씨의 행적과 활동 내용을 요약해 본다.
■북한과 접촉
80년 시민권을 취득한 예씨가 FBI의 감시 레이다 망에 오른 것은 지난 95년 연말.
당시 8가와 후버 인근에 있던 자신의 사무실에서 예씨는 자신이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작성한 보고서를 북한 정보 기관이 제공한 북경 소재 팩스번호에, 90년대 후반 전후부터는 인터넷을 이용해 중국 상하이에서 등록된 이메일 주소에 작성된 문서들을 정기적으로 보냈다.
98년4월18일 감청된 통화 내용 따르면 예씨가 그 전년 북한에 보낸 문건은 160건 정도.
FBI요원은 소장에서 “예씨는 미국 내에서 공공연하게 입수할 수 있는 출처들에서 입수한 정보가 담긴 보고서들을 보냈으며 때로는 자신의 보고서를 미화하려고 정직하지 않은 정보를 보고하기도 했다”며 1999년 예씨가 망명을 시도하는 북한 정보 기관 요원에 관한 정보보고 때 출처를 허위로 조작한 사례를 언급하기도 했다.
예씨는 중국을 경유해 북한을 수차례 방문하기도 했다. 예씨는 지난 97년2월, 99년1월 중 북한을 방문했으며 특히 99년에는 김정일 생일 축하 행사 참가를 위해 북한을 2회나 다녀오기도 했다. 황장엽씨가 한국으로 망명한 당시 북한에 있었던 예씨는 지인과의 대화에서 당시 어수선했던 북한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점조직 구성
예씨는 자신을 보조해 첩보 활동을 할 젊은 한인 물색에도 애썼다. 특히 그는 이중 언어를 완벽하게 구사하고 미국에서 중등학교 이상의 교육을 받았으며 미혼인 1.5세를 포섭하는데 주력했다. 예씨는 포섭된 68년생 여자 L에게는 미국 정부 기관에 취업해 정보를 빼내오도록 지시했고, 69년생 남자 C는 워싱턴 D.C. 지역의 신문사에 취업해 기자로 활동하며 첩보 활동을 하도록 주문하기도 했다. 97년12월16일 예씨의 사무실에서 비밀 수색을 실시한 FBI요원들은 남자 C를 추천하는 내용의 편지를 발견했고, 비슷한 시기 여자 L에 대한 포섭 공작도 시작됐다.
예씨는 또 이들의 방북을 주선하기도 했다. 98년과 99년 중국을 경유해 북한에 다녀 온 C는 북한에 정기적인 정보 보고를 했으며, 97년과 98년 북한을 다녀온 L은 예씨의 권유로 LA카운티 검찰청, FBI, 이민국 등 여러 종류 미국 정부 기관의 문을 두드렸다. L은 이씨와 한때 사무실을 같이 사용하기도 했다.
한편 FBI 요원은 지난해 8월 워싱턴 D.C. 지역 아파트에서 나온 L이 주미대한민국 대사관 소속 외교관 앞으로 발행된 외교 차량 번호판이 붙은 승용차를 타고 한 상점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것을 목격하고 “어떤 추측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적고 있다.
■외환 신고법 위반
2000년4월30일 스위스 주리히 발 스위스 항공편으로 LA 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던 예씨 부부는 소지하고 있던 현금 1만8,179달러를 외환 신고법 위반혐의로 세관에 현금을 압류 당했다. 이들 부부는 세관에 제출한 경위서에 “문제의 현금은 오스트리아, 체코 등으로 결혼 25주년 기념 여행을 떠날 때 가지고 간 돈 중 남은 금액”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예씨 부부의 설명에 대해 FBI는 여행 전후 도청한 전화 통화 내용을 제시하며 조작극이라고 소장 상당 부분을 할애해 설명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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