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음은 같고 뜻이 다른 단어를 동음이의어라고 한다. 예를 들면 부자(父子)와 부자(富者)가 그렇다.
‘인간적’이란 말은 원래 ‘인간답다’는 뜻 한가지인데 요즘엔 마치 동음이의어가 돼 가는 느낌이다.
놀부와 흥부 중 누가 더 인간적일까? 착하고 심성 고운 흥부래야 마땅하지만 언제부턴지 놀부가 더 인간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욕심 많고 약삭빠르며 자기 중심적인 사람들이 요즘 인간의 표상처럼 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인단체들이‘회장 모시기’에 애를 먹는다. 흥부처럼 겸손한 인간성을 지닌 후보들이 나서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두 단체에선 전직 회장들이 놀부처럼 인간적이어서 작은 논란을 빚었다고 들었다.
A씨는 후임회장인 B씨의 일부 임원이 정관의 자격 규정에 어긋난다고 뒤늦게 꼬집었다. 한 관계자는 A씨가 왜 선관위 인준 전에, 아니면 긴급총회라도 소집해서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 관계자는 A씨가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기회나 방편이 많았는데도 연말 정기총회까지 침묵한 이유는 막판까지 후보가 없어 자신의 연임을 예상했다가 틀어지자 놀부의 인간성이 노정된 것으로 상정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A씨 업소의 고객이라는 한 한인은 B씨 임원진의 정관상 하자를 본보에 전화제보 하고는 이를 기사화 할 수 없냐고 넌지시 떠봐 난처했었다.
또 다른 단체의 전직회장 C씨도 후임 후보자의 윤곽이 드러나지 않아 연임을 확신했다가 D씨가 막판에 등록하자 D씨를 추천한 회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화를 냈다.
당초,“한 해만 봉사하겠다”고 다짐했던 A씨와 C씨는 재임 중 열심히 일한다는 찬사를 들었었다. 하지만 이들 속에 내재한 두 얼굴의 인간적 속성 중 한 쪽이 너무 강해 공(功)이 공(空)으로 전락해버렸다.
선인들이 놀부전을 통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우리의 인간성 중 놀부의 심통에 눌려 있는 흥부의 착한 심성을 회복해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중용의 도’를 일구라는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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