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학 연수원과 각종 기술학교들이 새로이 미 언론과 이민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워싱턴 포스트에 따르면 한인타운 내 한 어학원의 경우 1주에 5일 하루 세 번 수업이 있다고 선전하고 있음에도 수업을 받는 학생은 단 하나뿐이며 책도 대학 안내물도 선생도 없다는 것이다.
이민국은 지난 5년 간 이 학교를 다니겠다는 학생 300명에게 비자를 내준 것으로 돼 있음에도 그 후 이들이 학교를 제대로 다니고 있는 지 한번도 체크를 하지 않았다.
어학원이 진정으로 영어를 배우겠다는 사람들의 학습장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 미국 땅을 밟으려는 사람들의 도피처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은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 LA 한인타운곳곳에 즐비하게 늘어선 어학원에는 언제 가 봐도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은 거의 볼 수 없다. 어학 연수를 하겠다고 I 20 비자를 받아 미국에 와서는 학교에는 한 번도 발을 들여놓지 않은 채 어딘 가로 ‘사라지는’ 학생들이 하나 둘이 아니다.
언어뿐만 아니라 기술, 한의 등 가주 내 몇몇 학원은 학생 비자로 들어와 사라지는 유학생들의 미 입국 징검다리 역할을 해왔으면서도 아무런 감독을 받지 않아 왔다. 지난 5년 간 한인타운을 비롯 LA 일대의 어학원을 통해 비자를 받은 유학생만 3만 3,000명에 달한다. 심지어 일부 학교들은 아예 불법체류자에게 돈을 주고 학생 비자를 팔기도 한다.
그 동안 이민국은 총 100만 명에 달하는 미국 내 유학생 동태를 파악하는 작업을 사실상 포기했었다. 그러나 9·11 사태의 주범들이 유학 비자로 미국에 들어왔고 사건이 난 후에도 이민국이 입학 허가서를 내준 사실이 밝혀지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이민국은 3,700만 달러를 들여 학생 및 방문자 정보 시스템(SEVIS)란 장치를 도입, 유학생들이 언제 도착했고 무엇을 공부하며 어디 살고 언제 떠났는가를 파악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보다 많은 한국인이 영어를 배우러 미국에 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어학원이 처음부터 영어 연수를 핑계삼아 미국에 주저앉으려는 사람들의 도피 행각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은 잘못이다.
“테러와의 전쟁”으로 미국인들의 신경이 곤두서 있는 지금 일부 한인 어학원이 유학생의 불법 체류와 서류 위조 등 불법 탈법을 조장하는 곳으로 비쳐지는 것은 전체 한인 사회의 이미지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당국의 단속도 단속이지만 어학원 운영자들의 자기 정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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