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스 아트 서플라이 박영미씨
‘탑스 아트 서플라이’(Tops Art Supply)의 박영미씨는 ‘못 말리는 또순이’다. 26년전 남편 박영철씨와 함께 8가와 호바트에 자그마한 문구점을 연 것을 시작으로 오늘날 ‘Anderson & Sons’라는 자체 브랜드로 영국 윈저사에 연 3만개의 이젤을 독점 납품하는 알찬 기업으로 성장시키기까지, 박씨는 보통 여성에게서는 찾아보기 힘든 투지와 노력으로 ‘탑스’를 한인타운 유일의 미술·패션 도구점으로 키워왔다.
“문구점의 대형·전문화 조짐이 꿈틀대던 1987년, 옐로페이지 A∼Z까지를 샅샅이 뒤진 끝에 우리 가게만의 ‘그 무엇’을 찾아냈죠. 그 특별한 무엇 때문에 문구점에서 아트서플라이로 거듭날 수 있었고, 주류 오피스전문점의 대형화 물결에 휩쓸리지 않고 꿋꿋이 설 수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면 평범한 미술도구점 같지만 ‘탑스’에 한 번 들른 아트 전공자들이 다시 찾는 이유는 이 집만의 물건들이 있기 때문.
의상전문가들이 알아주는 일본 ARS 재단가위의 미주 독점판매권과 미국의 유명한 재단자 페일게이트(Failgate)의 가주 독점판매권을 갖고 있고, 한국 신한물감의 하나뿐인 미주 대리점으로 유학생들 사이에도 잘 알려져 있다.
또 박씨는 대부분 주류 미술점에서 판매중인 비싸고 질 낮은 동남아산 한지와 달리 매달 한국에서 직접 들여오는 한국산 각종 공예한지와 민화재료, 일본과 중국서 직접 수입하는 서양화 붓과 동양화 재료 및 필묵세트 등 특이한 미술도구와 각종 패션도구를 한곳에서 판매하는 것을 ‘탑스’의 매력 포인트로 꼽았다.
하지만 남다른 노력과 숨은 눈물 없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독점판매권을 따내고 유지하려면 매년 아이템을 8,000개씩을 팔아야 하는 등 여러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박씨는 남가주 방방곡곡 미술·패션대학이 있는 데라면 발로 뛰지 않은 곳이 없다고 한다.
“영어사전과 숙어집을 들고 다니며 하루 20군데까지 직접 세일즈를 뛰었다”는 박씨는 “현재 다운타운 LA무역기술칼리지(LATTC) 구내 문구점엔 ‘탑스 아트 코너’가 따로 마련돼 있을 정도”라고 자랑했다.
또 트레이드 페어와 리테일 쇼가 열릴 때마다 빠지지 않고 참가, 소·도매 세일즈맨들에게 이 분야의 상거래를 배우는 등 현장을 발로 뛰어 거친 판로를 뚫었다.
박씨는 또 남편 박 사장을 “시장성 있는 물건을 골라내는 투시력과 기성품의 단점을 보완·제작하는 지칠 줄 모르는 실험정신, 정교한 장인기술을 동시에 겸비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영국 윈저사에 도매로 납품하는 ‘앤더슨 & 선즈’ 이젤은 견고하고 편리한 한국의 알루미늄 제품을 서구인의 체형에 맞춰 한국 공장에서 직접 제작한 박 사장의 ‘작품’으로 1998년 트레이드 쇼에 박씨가 달랑 5개 샘플을 들고 참가했다가 영국 미술도구 홀세일 디스트리뷰터 ‘윈저사’ 와 계약을 맺어 대박이 터진 것.
“처음부터 ‘탑스’에 지장을 주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계획한 것”이라고 설명한 박 씨는 직접 붙인 ‘Anderson & Sons’라는 이름도 “우선 ‘Anderson’은 강하다는 뜻이 내포돼 있는 데다 A로 시작해 리스트의 앞쪽에서 눈에 빨리 띌 것이라는 예상과 ‘Sons’는 대를 물리는 장인정신이 엿보이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 주도면밀한 프로감각을 한껏 어필했다.
<김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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