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연속 밤샘 등 온몸으로 열연
지금 전국은 ‘이병헌 열풍’이다. 최고 인기 드라마인 SBS TV <올인>(극본 최완규, 연출 유철용)에서 이병헌(33)이 시청자들의 넋을 쏙 빼놓은 때문이다.
촬영 때문에 눈코 뜰 새 없는 그를 SBS 탄현 스튜디오에서 어렵게 만났다. 다음은 이병헌과의 심야 인터뷰.
- 인기 폭발이다. 해외 언론들과도 인터뷰를 했던데.
▲ 지난 3일 홍콩 대만 싱가포르 태국 등지의 취재진들과 제주도 촬영장에서 1시간 동안 단독 인터뷰를 했다.
<올인>을 비롯해 한국 드라마 전체에 대해 관심이 대단하더라. 너무 기분 좋았고, 엄청난 감동까지 느꼈다. 정말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든다.
- 피부로 느끼는 인기는.
▲ 사실 내 팬은 거의 주부들이었는데, <올인>으로 남성 시청자들의 반응이 장난 아니게 높아졌다. 아주 푹 빠져서 보는 게 느껴진다.
남자들이 예전에는 아는 척도 안 하더니 요즘에는 ‘이병헌 씨 아니에요? 어휴 최고에요’ ‘감탄했어요’라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다. 반응이 확실히 다르다. 심지어 남자 초등학생 팬들도 생겼다.
- 새삼 ‘이래서 이병헌이구나’를 실감한다.
▲ 그런가. 하지만 난 시청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아침에 찍은 내용이 그 날 밤에 방송되는 이런 스케줄에서는 도저히 베스트를 못 보여준다.
물론 어떤 때는 즉석 연기가 더 좋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즉석 연기도 대본 분석력을 전제로 하는데, 그것은 몸 컨디션이 좋아야 가능한 일이다. <올인>을 찍으며 데뷔 후 처음으로 나흘 연속으로 밤을 샜다. 힘들다 힘들다 해도 이번처럼 힘든 경우는 없었다.
어쩌다 쉬고 있어도 대본이 안 나와 쉬는 것이기 때문에 ‘피를 말리는 휴식’이다. 다음 회에 대해 아무도 모른다. 연기자나 시청자나 똑같은 입장이다.
- 얼마나 힘든가.
▲ 심지어 방송을 보면서 ‘내가 저런 장면을 찍었던가’ 싶은 신이 종종 등장한다. 무슨 말이냐고? 비몽사몽간에 찍었다는 것이다. 얼마나 피곤했으면 졸면서 찍었겠는가.
촬영 당시가 까맣게 기억이 안 나는 것이다. 그럴 때마다 기분이 참 묘하다. 우습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
- 제일 마음에 들었던 연기는.
▲ 3회 방송분에서 교도소에 갇혀 있을 때 연기했던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 김인하의 광기어린 눈빛이나 다혈질적인 면이 살아 있었다. 같은 액션이라도 김인하의 캐릭터를 살리는 ‘캐릭터 액션’이 가능했다.
- 편집에도 관여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 아니다. 요즘 편집실을 찾았던 것은 미국 촬영분의 연결 때문이다. 미리 보고 감정을 맞추기 위해서다. 미국에서 작년 12월에 찍었으니 그때의 호흡이나 감정을 많이 잊었다.
그래서 녹화 전에 일부러 편집본을 찾아서 보는 것이다. 감정이 혹시라도 덜그덕거릴까 봐 그렇다.
- 특히 키스 신에서 진가를 발휘한다.
▲ 작가인 (최)완규 형의 저력을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역시 ‘국민 작가’ 급이다. 특히 미국 분량을 먼저 써놓고 한국 분량을 세세히 짜깁기한 것을 보면 대단하다.
그런데 완규 형이 유독 러브 신 묘사에서는 쑥스러워한다. 그래서 대본에는 생략어법이 많은데, 내가 그럴 때마다 의견을 낸다.
잠든 혜교를 업고 가며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나, 강의실에서의 기습 키스 신 등엔 내 아이디어가 많이 반영됐다.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연기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윤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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