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불경기로 한인업주들의 걱정이 태산같다지만 결혼 적령기 자녀를 둔 한인부모들의 걱정도 아마 그들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한인 사위나 며느리를 얻는 것이 대부분 한인 부모들의 바램이지만 미국서 자란 자녀들 역시 한국식 사고방식의 부모와의 갈등으로 나름대로 고민하고 있다.
개성이 강한 딸일수록“결혼은 꼭 해야 하나…, 왜 부모는 한국 남자와만 결혼하길 바라나…”는 등 반발이 심해 부모의 원론적, 단세포적 설득이 좀체 먹혀들지 않는다.
특히, 한인 아버지들은 십중팔구“다른 것은 다 네 맘대로 해도 좋지만 결혼만큼은 한국 남자와 해야 된다”며 절대로 양보하지 않을 기세다.
그런데, 한인들만 아니라 다른 이민 민족의 아버지들도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가 있어 재미있게 봤다. 결혼 적령기 딸을 둔 부모들이 봐두면 좋은 영화라고 생각했다.
코미디 영화인‘나의 요란 떨떨한 그리스 식 결혼(My big fat Greek Wedding)’의 주인공 툴라의 아버지는“세상에서 그리스 말과 음식이 최고”라며 노처녀 딸이 그리스인 신랑감을 만나도록 그녀를 그리스에 보내려 한다.
그는 백인 청년과 결혼하겠다는 딸의 고백을 듣고 여느 한인 아버지처럼 노발대발한다. 남편과 딸의 중간에서 재치 있게 일을 처리하는 툴라 엄마의 모습도 딸의 행복에 중점을 두는 여느 한인 어머니의 입장과 비슷하다.
결국 딸에게 지고만 아버지가 그리스 식으로 성대한 피로연을 열고 집 한 채를 결혼 선물로 준다. 알고 보니 그 집은 부모 집 바로 옆집이었다. 사랑하는 딸을 멀리 떠나 보내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마음은 동서양이 같은 모양이다.
어려서부터 딸에게 한인 남자와 결혼해야 한다고‘세뇌교육’을 시키면 커서 그 말대로 된다는 한인부모들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막상 결혼 적령기가 됐을 때 한인 배우자감을 만날 기회가 너무나 제한돼 있다는 사실이다.
블락 버스터에 DVD로도 나와있는 이 영화는 재미도 있지만 혹시 자신에게 현실로 다가올지도 모르는 자녀들의 족외혼에 대비해 부부가 한번쯤 봐두면 좋을 듯하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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