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이후 LA치안은 지상과 상공에서 펼치는 경찰의 철통 경계 태세로 더욱 강화되고 있다. LA경찰국 항공대 헬기에 올라 지상과 상공에서 입체적으로 전개되는 방범 순찰 활동을 현장 취재했다.
12일 오후1시 LA다운타운 서북쪽으로 비행하던 LAPD항공대 08기는 기수를 남쪽으로 급히 꺾어 한인타운 상공으로 향했다. 800여 피트 아래 피코와 매그놀리아 코너 지상에서는 샤핑 몰에 발생한 강도 사건 용의자 검거 작전이 한창이었다.
천천히 원을 그리며 현장 상공을 맴도는 LA경찰대 항공기 헬기에 앉아 고성능 망원경으로 지상을 관찰하던 샨 말리카이 경관은 헬멧에 부착된 마이크로폰으로 “남자 한 명이 건물 뒷골목으로 달아나고 있다”고 지상의 경찰 병력에 알려줬다. 무전을 받은 경찰들은 순찰차를 타고 골목길로 달려가 도주하던 용의자를 덮쳤다. 현장에서 용케 도망가던 용의자가 하늘과 땅에서 동시에 이뤄지는 입체적인 검거 작전에 덜미가 잡힌 것이다. 팜트리가 닿을 듯 낮게 비행하며 지상의 범법자들을 쏙아 내는 공중 순찰대의 활약이 더욱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경찰 헬기 조종간을 13년째 잡고 있는 프랭크 킹 경관은 “이용하는 도구만 다를 뿐 범죄자를 체포하고 시민의 재산과 안전을 보호하는 임무는 지상에서 근무하는 경찰과 동일하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다.
잠시 후인 오후 2시. 윌셔와 크렌셔 지역 상공에 지나는 헬기에서 지상을 관찰하던 말리카이 경관은 하얀색 승용차가 ‘수상하게’ 달려가는 장면을 목격했다. 남쪽 방면 크렌셔를 따라 달려가는 용의차량과 평행 방향으로 날아가는 헬기 안에서 말라카이 경관은 경찰 지원을 요청했고 3~4분후 LAPD 순찰차 한 대가 용의차량 뒤를 바짝 따라 붙었다.
헬기 안에서 아래를 관찰하던 말라카이 경관은 “공군 지원을 받은 지상군의 전투력이 크게 증가되듯 항공대 헬기가 공중에 머물 때 순찰 경관들은 두려움을 잊게 된다”고 설명했다.
경찰 헬기에는 조종사와 전술비행경관(TFO) 등 2명이 1조가 돼 탑승, 한 명은 헬기를 조종하고 오른쪽 좌석에 앉은 다른 한 명은 매가 먹이를 노리듯 지상을 샅샅이 뒤진다.
미국 공군 주력기가 F-15이라면 경찰 항공대의 주력 기종은 에어로스페시알 B-2아스타. 사람의 몸에서 발생하는 열과 주변 온도 차이를 감지해 수풀더미에 숨은 용의자를 찾아내는 열 추적 장치 등 첨단 장비가 적재돼 있다.
현재 10여대의 아스타를 운용하고 있는 경찰은 다운타운, 밸리, 하버 등 3개 구역으로 나눠진 LA시 상공에 3대의 경찰 헬기를 동시에 투입해 항공 순찰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각 조마다 일 5시간 이상을 LA상공에서 보낸다. 각 헬기 당 1회 평균 순찰 비행 시간은 2시간30분.
3시간여에 걸친 순찰 비행을 마치고 기지로 귀환하던 헬기는 다운타운 한 한적한 골목에서 자동차를 정차시키는 경찰을 발견했다.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는 지상에는 바로 위 상공을 맴도는 경찰 헬기의 거대한 그림자가 위압적으로 원을 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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