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걸프전때 절반 불구 수비대 충성 강해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결사 항전이 시작됐다.
이라크는 미국이 이번 대규모 공습에 이어 바그다드 점령을 시도할 것으로 보고 진입 저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 반전 여론을 방패로 삼겠지만 최후 수단으로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라크의 군사력은 1991년 걸프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는 것이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와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 등의 한결같은 분석이다.
이들에 따르면 이라크의 정규군은 걸프전 당시 95만5,000여 명이었으나 현재 37만5,000~42만4,000여 명으로 줄었다. 예비군까지 합치면 병력은 70만 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
육군은 탱크 2,200대, 장갑차 3,700대, 대포 2,400문 등을 보유하고 있으나 상당히 노후한 상태이다. 낡은 소련제 낡은 전투기 316대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100여 대는 부품 결함으로 가동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IISS는 밝혔다.
그러나 이라크 군사력을 과소 평가할 수만은 없다. 우선 후세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A급 장비를 갖춘 ‘공화국수비대’ 병력이 6만~7만 명에 이른다.
바그다드 외곽과 북부 티크리트를 지키는 공화국수비대 2개 군단 병력은 5만여 명이고, 바그다드 시내에 포진한 공화국특별수비대는 1만5,000여 명 가량이다.
또 사거리가 150㎞가 넘는 알 사무드 2 미사일을 갖고 있다. 원래 100기가 넘는 것으로 추정됐으나 유엔이 무기사찰 과정에서 폐기를 요구해 50여 기 정도는 폐기됐다.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이라크가 생화학무기와 20~40여기의 스커드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린가스나 탄저균 같은 생화학무기를 미사일 탄두에 실어 발사할 경우 파괴력은 엄청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라크는 남부 바스라 인근 지역을 첫 저항선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 민간인 복장의 군대를 대기시키면서 미사일과 로켓 공격으로 미군의 바그다드 진격을 지연시킨다는 전략이다.
후세인은 공화국수비대와 5,000여 명에 이르는 특수보안 요원을 활용해 바그다드를 지킬 각오를 하고 있다. 미군 등의 복장으로 위장한 이라크군이 민간인을 학살하는 장면을 아랍 방송에 내보내 반전 여론을 일으키거나 바그다드 내에 있는 서방 기자, 반전단체ㆍ구호단체 요원을 ‘인간 방패’로 활용할 개연성도 일각에서는 제기하고 있다.
특히 바그다드 점령에 대비해 1만여 명의 공화국수비대가 후세인의 고향인 티크리트에서 결사항전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언론들은 “후세인이 티크리트 지하 벙커나 안전 시설에 은신해 항전을 지휘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미군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라크가 생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경우로 미군뿐 아니라 민간인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어쨌든 후세인이 오래 버티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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