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터에 자녀 보내고 애타는 한인부모들
이라크군의 격렬한 저항으로 미군 희생자가 속출하면서 이번 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사랑하는 아들딸들을 전쟁터로 보낸 한인 가족들의 초조함과 불안감은 더욱 깊어만 가고 있다. 가족들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 전황을 생중계하고 있는 TV를 애써 피하려 하면서도 전사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을 때마다 충격과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하루속히 전쟁이 끝나 모두 무사히 귀환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애타는 군인가족
육군 사전트로 코소보 전투에도 참전한 경력이 있는 딸 마르타(25)를 또다시 지난 1월6일 전쟁터로 보낸 어머니 강혜선씨는 엊그제 편지를 받았다며 지난해 9월 제대시키지 않은 게 무척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강씨는 “요즘은 전투장면만 보면 눈물이 나온다”면서 “애 아빠는 TV도 못 보게 하고 딸아이 얘기도 못하게 하면서 혼자 속으로 애만 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해병대로 현지에 파병된 테드 곽(19)군의 어머니 자넷 유씨도 하루 하루가 답답함과 긴장의 연속이기는 마찬가지다. 밸런타인 데이 때 보낸 아들의 마지막 편지를 하루에도 수없이 읽으며 다른 군인 가족들과 전화로 위로를 주고받고 있다. 유씨는 “제대로 씻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얼마전 유아용 종이 세척타월과 간식거리를 한아름 상자에 담아 보냈는데 받았는지 모르겠다”며 “아들과 함께 현지에 간 티모시군의 부모는 최신형 방독면을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해병대 예비군인 막내아들 지미(19)군을 전쟁터로 보낸 아버지 곽노식씨는 “2주전 쿠웨이트에서 보낸 마지막 편지를 받은 이후 현재 어디에서 근무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요즘 눈물로 사는 아내는 아들 걱정 때문에 10파운드나 빠졌다”고 답답함을 감추지 못했다.
▲무사귀환 기원 기도 확산
전투가 점차 격렬해지면서 참전군인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가족들을 위로하는 특별기도를 갖는 교회가 크게 늘고 있으며 위문편지 보내기 운동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나성영락교회는 23일 예배에서 이번 전쟁에 참가하고 있는 조엘 김 소위 등 4명의 참전용사들이 하루빨리 무사히 가족 품에 돌아오기를 기원하는 특별기도 순서를 진행하고 그 가족들을 소개하기도 했다. 또 전쟁터에서 국가를 위해 싸우고 있는 이들에게 위문편지 또는 이메일을 보내기로 했다.
이밖에 남가주 사랑의 교회, 동양선교교회 등 다른 교회들도 교인들에게 군인가족을 위로하고 안전을 기원하는 기도를 해줄 것을 당부했다.
조엘 김 소위의 부친 김응문 장로는 “동료 미군들은 교회 또는 동네에서 보낸 수많은 위문편지를 받고 있다는 얘기를 아들로부터 들었다”면서 “한인사회도 우리의 아들딸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일을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황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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