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고대 손자병법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1백번 싸워 1백번 이긴다 해도 그것이 최고의 방법은 아니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희생이 요구되는 전쟁은 피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사람을 죽이지 않고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그것은 어쩌면 불가능하다. 더구나 현대전에서는 첨단을 자랑하는 가공할 위력의 무기들이 즐비하다. 인명 살상의 규모도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1주일째를 넘긴 이라크전이 예상을 빗나가 인명피해를 양산하고 있다. 이라크 병사와 시민을 비롯, 미·영국 병사들까지 죽음의 늪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
아틀란타를 비롯한 조지아주에서도 상당수 한인 젊은이들이 전장에 나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아들을 전쟁터에 내보낸 어느 50대 한인 부모는 “밤에 잠이 잘 오지 않고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며 갈수록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뉴욕에서는 파병된 한인들의 무사귀환을 기리는 노란 리번 달기운동을 펼치고 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다른 도시에서도 기도회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들을 전쟁터에 보내고 하루종일 새카맣게 애를 태우고 있을 이들 부모들을 위해 한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한번쯤 생각해 본다.
바로 이런 때 조지아한인상공회의소 일행이 지난 26일 하루종일 한인 업소를 돌아다니며 성조기 스티커 부착 운동을 벌인 것은 정말 의미있는 일이었다. 업소에 성조기 스티커를 붙여 전쟁터에 나간 한인들의 무사귀환을 빌며, 한편으로는 이미 전사통지서를 받은 미군 유가족들에게 조의를 표한다는 의미다.
지금 장안에는 성조기가 동이 났다고 한다. 이것이야 말로 애국심의 표현이기 전에 이 나라 국민으로서, 이웃으로서 함께 고통을 나누고 극복하는 진한 인간애를 보여주는 게 아니고 무엇이랴.
그런데 상의에서 이런 액션을 취하기 전에 우리 한인 업소들이 자발적으로 성조기를 달거나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물론 일찌감치 성조기를 구입해 자신의 가게 앞에 즐비하게 꽂아 두는가 하면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일일이 나눠 주는 일부 한인들도 없는 것은 아니다.
비록 성조기를 달아놓지는 않았더라도 개인적으로 병사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한인들이 어려울 때 서로 고통을 나누는 지혜를 갖는 것은 한국인의 전통 미풍양속이기도 하다.
이라크전이 장기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바그다드 시가전을 상상하면 사상자는 불을 보듯 뻔하다. 전장에 있는 한인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마음 속으로라도 열심히 기도해야겠다.
김상국 기자 /koreatime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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