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가격 올라도 고정 수매가 탓 소득 오히려 감소
▶ 기후변화로 올해도 흉작 전망… “t당 1만달러 향해 달릴 것”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가뭄, 병충해가 갈수록 심화하면서 초콜릿 원재료인 카카오빈(코코아)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채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서아프리카 일대 농민들의 삶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실정이다.
27일(한국시간)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코코아 선물 가격은 25일 종가 기준 1t당 8천329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2022년 초까지만 해도 1t당 2천500달러 전후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3년여만에 3배 이상으로 가격이 뛰어오른 셈이다.
주된 배경으로는 2022년 2월 24일 시작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기후변화로 인한 극단적 기상현상 심화가 꼽힌다.
카카오나무는 1년 내내 고르게 비가 내리는 습한 열대우림에서 잘 자란다.
강수량이 너무 많아도, 적어도 병이 생기거나 말라 생산량이 줄어드는데 2023∼2024년 '엘니뇨'(동태평양 적도 해수온 상승)로 전 세계적 이상고온과 홍수, 병충해가 심화하면서 작황이 크게 악화했다.
토양의 영양분이 비에 씻겨 내려가는 열대우림 특성 탓에 코코아 농사에는 비료가 필수적인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며 비룟값이 한때 3배 이상으로 뛴 것도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됐다.
이로 인해 작년 말 역대 최고치인 1t당 1만2천931 달러까지 올랐던 카카오 가격은 올해 들어 상당 부분 조정을 받았지만, 전문가들은 조만간 상승세가 재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작년 11월 이후 건기가 계속되면서 카카오 열매가 제대로 맺히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김광래 삼성선물 수석연구원은 "작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은 전년 대비 12.9% 감소한 501만t을 기록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감소가 예상된다"면서 "코코아 가격이 조만간 다시 1t당 1만 달러를 향해 달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변동성이 커진 상황은 원자재 트레이더 입장에선 위기이면서도 고수익을 거둘 기회로 평가된다.
그러나 정작 카카오빈을 생산하는 농민의 삶은 악화 일로다.
기후변화로 병충해가 기승을 부리면서 생산량이 대폭 줄어든 데다, 나라가 사전에 일방적으로 정한 수매가에 코코아 열매를 넘겨야 하는 입장에 비료 등 제반 비용까지 증가하면서 국제 가격이 오른 것이 무색하게 소득이 줄기만 할 뿐이어서다.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금융서비스 기업 마렉스(Marex)의 농작물 선물 담당자인 조너선 파크먼은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가격이 최고치였을때 (코트디부아르 등지의) 농가 소득은 늘어나는 대신 실질적으로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카카오 나무에 치명적인 흑점병과 가지팽창병 등 질병에 대응하려면 감염된 나무를 베고 새 나무를 심을 수밖에 없는데 현지 농민 대다수는 그런 투자를 할 자금이 마땅치 않다는 것도 악순환을 낳고 있다.
김 수석연구원은 "아프리카 코코아 농가의 88%는 소작민"이라면서 국가 차원의 대규모 방역과 전 세계적 기후 대응 전략이 동반되지 않는 한 현 상황이 개선되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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