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년 월간으로‘승격’…취업, 생활정보도 다뤄
“UW 학생회가 시애틀 한인회 산파역”보람
지금은 시애틀 한인회 회보가 연간으로 나오지만 초창기엔 매달 한번씩 발간돼 명실공히 한인사회의 사발통문 역할을 했다.
회보 내용도 취업 소개, 이민수속과 세금보고 등 미국생활 정보, 한인 동정 등 한인들의 이민생활 정착에 필요한 ‘뉴스’들을 담았다.
워싱턴대(UW) 한인 유학생회가 모태가 돼 68년 창설된 시애틀 한인회는 원래‘씨아틀 한인회보’를 연 1회 발간했고 내용도 한인회 총회 소식 정도만 다뤘다.
한인회보가 월간으로 바뀐 것은 구범회씨가 회장에 취임한 1974년부터였다. 내용도 훨씬 다양해져서 당시 일간 신문이 없던 한인사회에서 신문역할을 병행했다.
구씨가 보관하고 있는 당시 한인회보(Washington State Korean News)는 깨알같은 글씨와 사진으로 6페이지가 빼곡하게 채워wu 있다. 한인회 회비 납부자에게는 이 회보를 무료로 우송해줬다.
회보 외에도 74년엔 서북미 지역 한인사회에선 처음으로 600~700명의 한인 주소가 실린 한인록이 발간됐다.
당시 회보를 읽어보면 그 무렵 한인사회의 모습이 눈에 선하게 그려질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됐다.
- 조성욱(타드 조선소), 박제인(락히드), 임병직(보잉)씨 등이 한인용접사 회를 결성, 한인들의 구직을 주선했다.
- 시애틀 한인회관 설치 위원회(위원장 김현중)가 구성돼 기금 마련을 위해 시애틀 센터 부근 슈라인 템플 클럽에서‘한국의 밤’행사를 가졌다.
-73년 시애틀 형제교회 최용걸 목사 부인 박진자씨가 ‘시애틀 한인학교’를 설립, 형제교회 건물에서 한글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UW 부근‘고려정 식당’업주 정채준씨가 세계적 연주가로 길러낸 경화·명화·명훈 등 세 자녀 중 명훈군이 차이코프스키 국제 음악제 피아노부문에서 2위를 차지, 시애틀시가‘빌리 정 데이’를 지정했다.
- 7년간 UW서 한국 고전음악을 강의하며 주류사회에 한국 전통예술을 소개해온 이병용씨에 관한 이야기 등이 실려 있다.
65년 UW 대학원 경제과에 유학와 한인 유학생 회장을 맡았던 구 전 한인회장은 한글 타자기도 없어 회보 한번 만들려면 10여일씩 걸렸다고 회고했다.
그래도 그는 “당시엔 한인 학생회가 한국 경축일 기념식과 아리랑의 밤 행사를 도맡아 한인회 역할을 했으며 시애틀 한인회의 산파역도 담당했다”고 자랑스러워했다.
시애틀 한인회는 서두수 UW교수, 이창희, 전계상, 이선복, 구범회씨 등이 주축이돼 67년 창립총회를 가졌다.
UW 한인 학생회장, 시애틀 한인회장을 역임하며‘아리랑의 밤’행사를 세 차례나 주도했던 구 전 회장은 행사 준비가 무척 어려웠지만 그 당시엔 한인들이 1년에 한번씩 모여 즐길 수 있는 유일한 행사여서 힘든 줄 모르고 해냈다고 말했다.
<김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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