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정권의 몰락이 임박했음에도 후퇴를 모르는 모하마드 사이드 알-사하프(63) 이라크 공보장관의 `저돌적인’ 홍보활동이 서방 언론들 사이에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알-사하프 장관은 2년 전 외무장관에서 공보장관으로 좌천되면서 권력의 중앙무대에서 완전히 사라질 위기에 처한 인물이었다.
후세인의 유력한 계승자인 차남 쿠사이의 측근들이 정부 요직에 대거 발탁되면서 알-사하프는 이라크 국민의 이목에서 완전히 사라졌으며 권력으로부터 버려질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라크전이 시작된 이래 지난 3주간 알-사하프는 전세계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 아래 독설과 과장으로 가득 찬 논평을 쏟아내면서 일약 이라크의 저항정신의 상징으로 급부상했다.
미.영 연합군은 "범죄자 집단"이며 이라크에는 "2천600만명의 사담 후세인이 있다"는 거침없는 발언은 서방 세계에서는 분노와 불안감을 자아냈지만 아랍 세계에서는 박수갈채를 받았다.
알-사하프는 그러나 최근 몇 차례 있었던 언론브리핑에서 현실과 전혀 동떨어진 주장을 펼치면서 후세인 정권의 저항정신은 물론 `망상’까지도 대변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알-사하프는 지난주 TV 화면에서 미군이 바그다드 공항을 점령하고 성조기를 휘날리는 모습이 방영되고 있는데도 이라크군이 미군을 격퇴했다고 거듭 주장했다.
70여대의 미군 탱크와 장갑차가 대통령궁을 점거한 7일에는 "침략자들이 포위됐으며 줄지어 도살되고 있다"고 강변했다.
그는 "내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달라"며 "그들은 바그다드 입구에서 자살하기 시작했다. 바그다드에 미군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거듭 주장했다.
시내에 박격포탄이 떨어지는 와중에도 결연한 태도로 이라크군의 압도적인 승리를 외치는 알-사하프 장관의 이런 모습은 어쩌면 이라크 정권의 절망감을 반영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것이 서방 언론의 시각이다.
박수갈채를 보내던 아랍 세계도 이제는 그의 고군분투에 애처롭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알-사하프는 영어선생이 되려고 공부를 하던 지난 1968년 후세인이 이끄는 바트당 과격파 조직에 합류했으며, 1968년 쿠데타에서 라디오 및 TV 방송국 점령작전을주도한 뒤 이들 두 매체의 책임자가 됐다.
인도와 이탈리아 대사를 거쳐 1993년부터 2001년까지 외무장관을 지냈다.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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