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안정세…’전후복구’사업 활성화 기대
이라크 전쟁이 단기전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세계 경제가 침체 위기에서 벗어나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국제유가가 안정세로 돌아서 경제에 미칠 부담이 크게 줄어든 반면 수천억 달러로 예상되는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이 경제 활성화에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0일 전후 미국 경제 전망과 관련, “전쟁 후유증이 효과적으로 진정되고 장기적인 성장에 힘이 붙을 것”이라며 일부에서 염려하는 “스태그네이션(경기침체)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 경제의 기본 틀은 놀랄 만한 힘을 갖고 있다”며 “30년 전이면 경제에 타격을 가할 만한 요소가 이제는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스펀 의장의 이날 발언은 다분히 수사적이나 그의 위상을 감안할 때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호르스트 쾰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이날 IMFㆍ세계은행 연례회의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전후에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현재의 상황은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가 급등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은 점을 들어 “이라크전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매우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기대는 이미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2월 말에 배럴당 40달러선에 육박했던 국제유가(미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기준)는 10일 현재 27.46달러까지 떨어졌고, 세계 증시도 등락이 다소 엇갈리고 있지만 전쟁 불안감은 이미 가셨다. 올해 국제유가는 배럴당 25달러 이하에서 안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신중론이 만만찮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장 필립 코티는 “국제유가 급등과 같은 급성 위험요인은 해소됐지만 관광과 소비지출, 투자 등에서 최근 몇 주 사이에 위험이 커졌다”며 “이는 성장이 더 오랫동안 약세에 머무를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 투자분석기업인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치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경제는 이중침체(더블딥)의 위협에 놓여있다”며 “전쟁이 끝난다 해도 경기침체 가능성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
전문가들은 최소 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전쟁비용과 이로 인한 재정 적자 확대도 미국 경제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결국 세계 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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