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이라크인들 시가행진 자축
바그다드가 미군 주도의 연합군측에 의해 함락되고 24년 철권통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대형 동상이 주민들에 의해 철거되는 모습을 TV나 뉴스로 지켜본 미국 내 이라크인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거리로 뛰쳐나와 ‘이라크의 진정한 해방’을 자축했다.
대부분 사담 후세인 정권의 박해를 피해 망명하거나 이민을 감행했던 미국내 이라크인들은 서부의 샌디에고서부터 동부의 디트로이트까지의 곳곳에서 즉흥적인 축하행진을 벌이거나 춤과 음악으로 사담 후세인 독재정권의 몰락을 기뻐했다.
이들은 9일 ‘사담 후세인 동상의 철거로 이라크가 진정한 자유를 얻은 것이 확인됐다’고 환호하며 거리로 나와 성조기와 이라크기를 들고 시가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또 미국 국가를 부르며 ‘예스 예스 USA!’나 ‘다운 다운 사담!’을 외쳤으며 여자들은 초컬릿 선물을 거리에서 배부했다. 친지들끼리 포옹하며 서로를 축하했고 자동차 스피커에서 들리는 이라크 국가에 맞춰 손에 손을 잡고 춤을 추기도 했다. 한쪽에서는 사담 후세인이 피묻은 칼을 들고 발치에는 해골들이 가득한 곳에 서있는 그림을 땅바닥에 내동댕이친 후 각자 신발로 얼굴 부분을 난타하고 있었다.
엘카혼에서는 약 200여명의 이라크 출신이 쿠르드 인권옹호센터 주차장에 모여 이라크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기쁨의 행진을 했다. 애틀랜타에서는 이라크 망명자들이 탄 차량 행렬이 경적을 울리며 CNN 본부 앞을 지났고 디트로이트 외곽에서는 이라크인들이 후세인의 포스터에 캔디를 던지며 ‘땡큐, 부시 대통령’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그러나 일부는 이라크와 사담 후세인 몰락을 축하하기는 이르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이번 연합군 진주는 이라크의 해방이 아니라 강점이며 또 다른 독재자의 출현 예고편이라고 전제하고 “미국은 막 판도라의 상자를 열었을 뿐”이라며 이라크의 미래를 우려했다.
<이정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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