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교육대 소재 첫영화 "날고 싶어요"
배수진을 쳤다. 좋아하는 술도 줄였다. 이번에도 안되면 아예 가수 한 쪽만 파기로 했다.
배우 겸 가수 김민종(32)의 각오다. 88년 <아스팔트 위의 동키호테>로 스크린에 데뷔한 그에게 오는 5월 1일 개봉하는 <나비>(태원엔터테인먼트, 김현성 감독)는 23번째 영화.
당초 그는 <나비> 출연을 망설였다. 숱한 영화에 출연했으나 흥행작, 혹은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작품이 없었던 탓이다. 그 동안 가수로서 낸 7장의 앨범마다 호조를 보였던 것에 비하면 지독한 악연. “막연히 의리만 앞세워 앞뒤 안 가리고 출연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다”며 김민종은 멋적게 웃었다.
그런 그가 <나비>를 택한 이유는? “좋은 제작자와 스태프, 배우와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편안하게 놀아보라’는 제작사 대표의 말에 마음이 움직였다.”
# 대박 아니면 은퇴
은퇴를 입에 올린다는 건 대단한 모험이다. 그런데 김민종은 그랬다. 지난 8일 그는 <나비> 홈페이지(www.nabii.co.kr)에 사뭇 비장한 ‘출사표‘를 띄웠다.
“…그 동안 관객 여러분들께 제가 했던 작품으로 인해 실망감을 안겨 드린 것에 대해 부족함이 많은 배우 민종이였다는 거 저 역시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번 만큼은 자신 있게 마지막으로 한번 더 여러분들께 기회를 얻고자 이 글을 올립니다.”
팬들에겐 일종의 엄포일 수도 있다. 하지만 김민종은 반문한다. “제작사, 배급사, 동료 배우까지 최고라고 자부하는 작품에 남자 주인공으로 나왔다. 이런 영화까지 안 된다면 정말로 난 배우로서 자격 미달인 셈 아닌가?”
배우 김민종이 은퇴하는 꼴을 보지 않으려면 <나비>가 잘 돼야 할 것 같다.
# 삼청교육대 가다
<나비>에서 김민종은 순박한 시골 청년 민재 역을 맡았다. 사랑하는 여자(김정은 분)와 함께 인생 한번 폼 나게 살아보자며 상경하지만 냉혹한 현실은 그를 주먹 세계로 이끌고 ‘제비’로도 만든다. 그러다 악명 높은 삼청교육대까지 끌려간다. 그렇다. <나비>는 삼청교육대를 처음 소재로 삼은 영화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무거운 주제일까.
“소재는 무겁지만 멜로와 코믹함이란 코드가 영화 전편을 흐른다. 한마디로 코믹 멜로 액션 영화다.”
김민종은 “제목 <나비>처럼 나도 이 영화를 통해 배우로서 애벌레의 허물을 벗고 진짜 나비가 되고 싶다”고 소망했다.
최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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