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이해가 가질 않았다. 온몸엔 문신을 하고, 머리는 빡빡 밀어, 우락부락하게 생긴 10대 남자아이들이 선교회의 여자전도사 앞에서 아양이란 아양은 다 떨고 있는 것이었다. “아~이, 전도사님~~~”, 혀 꼬부라지는 소리에 어깨까지 부들부들 흔들어댄다. 왜?!! 부모에게는 대들기만 하고, 불평 불만만 늘어놓으며, 질문에 대답조차도 하지 않는 이 아이들이 이렇게 되었는지 궁금하기만 하였다.
나눔선교회에서 일하는 여자전도사님은 자칭, 타칭, 최고미녀 전도사이다. 물론 자칭은 그렇다고 하지만, 타칭은 글쎄… 이 글을 전도사님이 읽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솔직히 남들이 인정하기에는 얼굴부분에 많은 견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선교회의 모든 남자아이들 입에서 애교를 보탠 코맹맹이 목소리로, “전도사님이 제일 예뻐요” 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날도 한 녀석이 한참이나 애교를 떨고 있었다. “전도사님, 캔디하나만 주세요” 그러자 전도사님은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이쁘지?”하고 묻는 것이었다. 마치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로 이쁘니? 하고 묻는 것 같이 유치한 질문인데, 더 우스운 것은 질문을 받은 녀석이 아주아주 큰소리로 “전도사님요”하고 대답하는 것이었다.
그러자 전도사님은 만족스러운 웃음을 띠며, 캔디 하나만 딱 내어주는 것이다. 솔직히 나같으면, 치사해서 캔디 안먹고, 그런 이야기 안할 것 같은데… 아이들은 열심히 대답하고, 그 질문을 전혀 이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어느새 그 아이들이 세뇌교육을 당하고 있음에 분명하였다.
요즘은 세뇌교육 자체를 아주 오래된 낡아빠진 교육방침으로 무시하고 있지만, 나는 세뇌교육의 확실한 효과를 확인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새롭고, 현대적인 교육방침을 선호한다. 부모들도 이러한 현대적 사고로 전환되어 자녀를 조금 더 자유롭게 인격체로서 성장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진보된 교육이 자녀에게 기대만큼의 좋은 효과를 가져오기가 매우 힘들다. 바로 부모가 그 진보된 교육을 따라갈 만큼 현대적 지식을 갖추지도 못했고, 행동도 따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주입식 교육을 시켜야 될 때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앞서 말한 전도사님은 매번 작은 일이라도 꼭 아이들에게 정확하고, 직선적으로 확실하게 말한다. 겨우 캔디하나를 주면서도, “너, 담배끊어야지, 아직도 담배 피면 캔디는 두 번 다시없어, 두 손으로 받아야지,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해야지, 넌 왜? 존대말을 안 쓰니?” 등등 치사할 정도로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갖은 생색을 다 낸다. 그런데 이들에게 그러한 교육이 은연중에 효과를 거둔다는 사실이다.
부모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자녀에게 무엇인가 해주는데 물론 부모로서 당연히 일인 것 같아 이야기하기가 쑥스럽고, 이상할지 모르지만, 한번쯤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자녀들도 부모들이 어려운 가운데 물질을, 사랑을 나누어준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얼만큼 사랑과 희생을 통하여 자신들이 편안한 생활을 하고 있는지 알 필요가 있으며, 이를 세뇌시킬 필요가 있다.
한영호
<나눔선교회 디렉터>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