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졌지만 한ㆍ일 월드컵 축구의 열기는 여전히 살아 있었다.
한국과 일본 국가대표팀간의 평가전이 2년 4개월 만에 열린 16일 상암 월드컵 주경기장에서는 6만 4000여명의 관중이 소리높여 ‘대한민국’을 연호했고 멋있는 플레이가 펼쳐질 때마다 하늘로 환호와 함성을 울려 퍼트렸다.
미처 운동장을 찾지 못한 팬들은 서울의 광화문 등 각지에서 길거리 응원을 펼쳐 전국에 붉은 파노라마를 펼쳐냈다.
노무현 대통령도 이례적으로 경기전 직접 그라운드로 나가 한국과 일본 축구의 발전을 기원했고 한때 정치적 동반자였던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도 4개월 만에 회동해 그간의 앙금을 씻어냈다.
한국 대표팀의 막판 불운으로 경기는 잃었지만 이번 한ㆍ일전을 통해 한국 축구는 지난 월드컵에 이어 다시 화합과 축제의 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2000년 12월 20일 도쿄에서 한ㆍ일전이 열린 후 오랜만에 다시 펼쳐진 한ㆍ일전은 한국 팬들의 열렬한 응원 속에 진행됐지만 영원한 라이벌답게 팽팽한 접전을 벌이다 한국의 0_1 석패로 막을 내렸다.
양팀 모두 유럽파가 모두 빠지는 등 다소 약화된 전력 속에서도 치열한 공방을 벌여 마지막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하는 듯 했으나 종료 직전(후반 47분) 수비수 조병국이 걷어낸 공이 일본 공격수 나가이의 몸을 맞고 솟구쳐 오르며 텅빈 한국 골문으로 향하고 말았다.
이로써 한국은 98년 4월 1일 잠실전 이후 5경기 만에 첫 패배(3승 1무 1패)를 기록했다. 통산 전적은 65전 37승 17무 11패로 여전히 앞선다.
이날 승부로 양팀 감독의 희비도 엇갈렸다. 지난 3월 콜롬비아전(0_0무)에 이어 부임 후 첫 승을 노렸던 움베르토 코엘류 한국 감독은 승리대신 패배의 아픔을 맛봤다. 반면 일본의 지코 감독은 부임 후 4번째 경기(1승 2무 1패)에서 첫 승의 감격을 안았다.
한국은 전반 8분 안정환의 첫 슈팅으로 포문을 연 뒤 전반 23분 이천수의 상대 수비수 키를 넘기는 절묘한 볼 트래핑과 오른발 슛, 그리고 후반 8분 이동국의 가슴트래핑에 이은 오른발 슛 등으로 일본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으나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상암=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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