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세계 최고 골잡이 호나우두의 환상적인 해트트릭이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를 유럽축구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올려놨다.
23일 잉글랜드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구장에서 벌어진 대회 8강전 2차전에서 호화군단 레알 마드리드는 간판 스트라이커 호나우드가 혼자서 3골을 뽑아냈음에도 후반 데이빗 베컴이 2골을 뽑아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 3-4로 역전패했으나 1차전 3-1 압승에 힘입어 2게임 누적스코어 6-5로 승리,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유벤투스(이탈리아)와 4강에서 격돌한다. 이날 벌어진 또 다른 8강전에선 이탈리아의 AC 밀란이 경기종료 인저리타임에 터진 천금같은 결승골로 아약스 암스테르담을 3-2로 꺾고 4강에 올라 같은 이탈리아팀 인터 밀란과 결승진출을 다투게 됐다.
세계 최고팀들간의 격돌로 사실상 결승으로 불린 이날 경기는 무려 7골이 쏟아져 나온 좀처럼 보기 힘든 기념비적 명승부였다. 1차전에서 3-1로 완패한 맨체스터는 이날 최소 2골차, 후반 호나우두에 2번째 골을 허용한 뒤에는 무려 3골차로 이겨야 4강에 오르는 엄청난 핸디캡을 갖고 경기에 임했고 후반 사실상 4강 진출 희망이 사라졌으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총공세로 역전승을 따내 축구종주국 명문으로서 자존심을 지켰다.
세계적인 스타들이 총출동한 이날 경기에서 단연 별 중의 별은 호나우두였다. 호나우두는 전반 12분 구티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찔러준 볼을 벼락같은 논스톱 오른발슛으로 연결, 전광석화 선취골을 뽑아내 6만7,000여 영국팬들을 침묵시켰고 1-1이던 후반 5분에는 골문 정면에서 지네딘 지단-로베르토 카를로스로 이어진 환상패스를 받아 가볍게 추가골을 터뜨려 맨체스터의 실낱같은 희망에 찬 물을 끼얹었다. 또 2-2 동점이던 후반 14분에는 대포알같은 25미터 중거리슛으로 이날 3번째로 맨체스터의 골문을 열어제쳤다. 호나우두는 이날 딱 3개의 슈팅을 시도, 모두 골로 연결시킴으로써 골 적중률 100%라는 천부적인 골 감각을 과시했다.
그러나 맨체스터 역시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뭉친 팀이었다. 호나우두의 1-2-3 해트트릭 KO 펀치를 얻어맞고 4강 꿈이 사라졌음에도 불구, 후반 교체멤버로 투입된 ‘잉글랜드의 영웅’ 데이빗 베컴이 2골을 뽑아내며 끝내 4-3 역전승을 거둬 자존심을 지켰다. 베컴은 후반 26분 그림같은 프리킥으로 3-3 동점을 만들었고 40분 문전 정면으로 쇄도하며 역전골을 뽑아냈으나 이미 4강티켓과는 무관한 자부심만의 승리였다.
한편 원정경기였던 1차전에서 아약스와 득점없이 비겼던 AC밀란은 이날 홈 2차전에서 경기종료 직전까지 2-2로 비겨 원정골 타이브레이크로 탈락하는 위기에 몰렸으나 후반 인저리타임에 터진 욘 달 토마손의 드라마틱한 결승골로 감격적인 3-2 승리를 거두고 4강에 합류했다.
<김동우 기자>
dannykim@koreatimes.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