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이메일 없이는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근무 환경에서 일하는 직장인들이 정상적인 전자우편으로 교묘히 위장된 스팸메일을 우연히 꺼내보다가 망신을 당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여러 사람이 책상을 맞대고 함께 일하는 직장에서 근무하는 백모(34)씨는 최근 자신 앞으로 배달된 전자우편을 무심코 열었다가 포르노 사진들로 가득 찬 사이트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 크게 당황했다.
’4월 뉴스레터’란 제목만 보고 무심코 열은 이메일이 포르노 사이트 회원 가입을 모집하는 스팸메일이란 사실을 알게 된 백씨가 이를 황급히 지우려는 순간 옆을 지나가던 직장 상사가 이를 보고 "근무시간 중에 무엇을 하느냐"며 핀잔을 주었던 것.
백씨와 비슷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김모(29·여)씨 역시 "Do you remember me?"란 제목으로 위장된 포르노 스팸메일을 잘못 열었다가 이를 다른 직원들에게 들킨 뒤부터 직장 남성 동료들이 자신을 이상한 눈초리로 바라본다는 피해의식에 시달리게 됐다.
남보다 컴퓨터를 더 안다고 자부하는 이모(25)씨는 최근 들어 더욱 교묘해진 스팸메일 기법에 경이로움까지 느낀다. "오래간만이야!" "Don’t forget your appointment" 등 지나치기 어려운 제목으로 위장한 한국어 및 영문 제목으로 위장한 스팸메일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해 수준까지 도달한 스팸메일의 폭증에 대처하기 위해 이용하는 온라인 서비스 사에 스팸메일을 보내오는 곳의 이용자 번호를 신고해 스팸메일 수신을 거부하는 방법이 있으나, 동일한 사람이나 사업자가 이용자 번호를 계속 바꿔가며 스팸메일을 무차별 발송할 때 사용자로서는 속수무책이다.
네트워킹 서비스 컨설턴트인 샘 문씨는 스팸메일을 차단하는 소프트웨어를 구입해 설치하거나 웹사이트 등록용, 개인용, 업무용 등 수 개의 다른 이메일 어카운트를 만들어 스팸메일을 한 곳으로 몰아주는 것도 스팸공해에서 잠시나마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김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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