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져가는 소망이 엄마의 생명을 살려주세요.”
44살의 젊은 나이. 아들 소망(12)과 딸 소영(9)이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엄마로서 사랑을 쏟지 못하고 지금 우울한 병실에서 병마와 싸우고 있다. 남편(김원업·47)이 밤새 병실을 지켜줘 그나마 외로움을 덜고 있지만 아이들 생각에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급성 백혈병과 투병중인 김수연(44·사진)씨의 애타는 사연이 한인사회를 울리고 있다. 지금 김씨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과 일치하는 골수다. 노스 디켑 메디컬 센터에 입원한 김씨는 골수이식수술을 받지 못하면 가족의 품으로 영영 돌아오지 못하는 절박한 상황이다.
평온한 가정에 불행이 닥친 것은 지난 2월. 피검사를 통해 급성 백혈병으로 판정을 받은 것이다. 남편 김원업씨(47)는 의사로부터 “당장 입원시켜야 한다”는 통보를 받은 뒤 땅을 쳤다. “그 때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제 아내를 위해 기도하며 밤새 피눈물을 쏟았습니다. 이제 겨우 행복을 찾았다 싶었는데 우리 가족에 이런 불행이 닥쳐왔습니다. ”
그날 이후 고난의 연속이었다. 남편은 그럭저럭 꾸려가던 세탁소 마저 손을 떼야 했다. 세탁소는 매월 집 페이먼 정도만 받기로 하고 다른 한인에게 넘겼다. 그러다 보니 생활이 막막했다. 벌써 입원치료비가 78만달러. 이중 5월분 28만달러는 메디케어 혜택을 받아 겨우 해결했으나 나머지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아이들은 84세의 외할머니가 돌보고 있다.
“골수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습니다. 한국과 미국에 사는 친형제들의 골수를 알아봤지만 일치하지 않아 허사였습니다. 일본 등 아시안 국가에도 문의해 골수를 찾고 있습니다.”
입원하기 전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족사진을 찍었다는 김씨. 남편은 82년 유학생으로 왔고, 아내는 이보다 4년 뒤 가족이민으로 와 중매로 행복한 가정을 꾸렸다. 그러나 아내 김씨는 지난 90년 혈액 감염으로 첫 아이(소망이)를 임신 5개월만에 수술로 출산해 고비를 넘긴 적이 있다. 이 때 어렵사리 모은 재산을 치료비로 날려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딱한 사정이 전해지자 한인사회가 발벗고 나서고 있다. 소망이 엄마 살리기 위원회는 오는 6월6일부터 8일까지 한강마켓·서울가든·창고식품 11곳에서 채혈행사를 갖는다.
이번 행사를 준비해온 최민수씨 “우리 모두 따뜻한 동포애를 발휘해야 할 때”라며 “이번 채혈행사에 많은 한인들이 동참해 꺼져가는 생명을 살리자”고 당부했다.
채혈행사 이외에도 성금도 답지하고 있다. 최준철 치과와 임석남 주택감정회사가 각각 1천달러를 기부했다.
또 한인세탁협회(회장 송인탁)가 오는 6월1일 오후1시 해리티지 골프클럽에서 성금모금 골프대회를 갖는다. 참가비는 90달러.
이밖에 뉴욕 캐미리 재단 관계자 2명이 채혈행사에 동참하기로 했고, 얼마전 골수이식을 받고 회복중인 예다나염양 가족들도 발벗고 나서기로 했다.
문병하 불우이웃돕기회장은 “이번 채혈행사에 간호사와 자원봉사 도우미들이 많이 필요하다”며 “채혈에는 혈액형이 상관없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락: 770-401-5084(최민수), 404-483-8245(임석남), 678-698-8003(박종오), 770-813-0110(유미숙).
/김상국 기자 koreatimes@empal.com
■ 채혈행사 일정
▲6월6일(금): 한강마켓, 서울가든, 창고식품(이상 낮 12시∼오후6시)
▲6월7일(토): 한인봉사센터(오전10시∼오후3시), 서울가든(오후3시∼오후6시), 안식일교회(낮12시∼오후3시)
▲6월8일(일): 베다니장로교회(오전11시30분∼오후4시), 중앙장로교회(오후1시∼4시), 마리에타 임마뉴엘 감리교회·시온감리교회(이상 낮12시30분∼오후4시30분), 새서울 침례교회(낮10시30분∼오후4시), 한빛장로교회(낮10시30분∼오후4시),서울가든·창고식품(낮12시∼오후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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