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3년 1월13일. 한 조각배가 태평양을 건너 하와이에 도착했다. 그 배의 이름은 게일릭호다. 최초의 한인 이민들이 사탕수수밭에서 일하기 위해 미국 땅에 첫발을 디딘 것이다. 작고 초라한, 또 어찌 보면 고난의 출발이었다.
구 한말. 일제 강점기. 해방. 분단. 동족상잔. 민주화. 여전한 남북대치. 격동의 한 세기였다. 영광보다는 고뇌, 기쁨보다는 눈물과 피로 점철된 세월이었다. 그 격동의 고비마다 한인들은 이 땅을 찾았고 또 생존을 위해 처절한 몸부림을 쳐왔다. 그러나 결코 꿈을 잃지 않았다.
그리고 백년이다. 오늘날 미주의 한인은 250여만을 헤아린다. 한인사회는 전 미주 50개 주를 하나로 묶는 거대한 공동체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코리안 아메리칸 드림이 마침내 성취된 것이다. 격동의 세월의 끝자락. 한인사회는 이제 한인 이민의 원년을 알리는 그 날을 영원히 기념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선조들이 이 땅에 첫발을 디딘 1월13일을 ‘한인의 날’(Korea American Day)로 추진키로 한 것이다.
이를 위해 미주 한인이민 100주년 기념사업회는 ‘한인의 날 추진위원회’ 결성과 함께 올 가을 지역마다 ‘한인의 날’을 선포할 방침이다. 또 1월13일을 각 주 정부에 ‘한인의 날’을 기념일로 지정해 줄 것을 제안키로 했다. 이어서 전국 기념사업회는 연방정부 차원의 기념일 제정도 추진할 계획 이다.
아무리 초라한 출발일지라도 선조들의 삶을 기억하는 것은 중요하다. 역사 의식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 그 작은, 그 어려운 시작이 이제는 전 세계를 품는 한민족 네트웍의 일원으로까지 발전한 미주 한인사회의 초석이자, 뿌리이기 때문이다.
이는 동시에 미주 한인이 이 사회의 당당한 구성원이 되었음을 알리는 의미도 지닌다고 본다. “2세들에게 물려줄 한인들만의 명절이 없었다.” “한인의 날은 이곳에서 영원히 살아갈 우리들에게 역사와 뿌리 의식을 심어주는 최대 명절이 될 것이다.” “선조들의 개척자적 정신을 거울삼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다.” 관계자들의 하나같은 지적으로, ‘코리안 아메리칸 데이’ 제정은 코리안-아메리칸의 당당한 좌표 설정은 물론 그 미래에 대한 선포로도 볼 수 있다.
이민자로서 선조의 개척자 정신을 후대에 물려주고 역사와 뿌리 의식을 심어주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다. 또 이로 인해 이민사회 한인 커뮤니티의 정신적 구심점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서다. ‘한인의 날’ 제정은 전 미주 한인사회의 당면 과제다. 전 커뮤니티가 힘을 합쳐 반드시 이룩해야 할 프로젝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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