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설욕전이었다.
지난 4월16일 서울에서 벌어진 친선경기에서 일본에 경기종료직전 어이없는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무릎꿇었던 한국 축구가 적지 도쿄에서 짜릿한 승리를 따내고 한달 반 묵은 빚을 갚았다. 지난 31일 새벽(LA시간)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한일전 친선경기에서 한국은 후반 41분 터진 ‘해결사’ 안정환(27)의 통쾌한 결승골로 일본을 1-0으로 격파했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은 한국팀을 맡은 뒤 3번째 경기만에 첫 골과 첫 승을 동시에, 그것도 숙적 일본을 상대로 따내는 기쁨을 누렸다.
이날 한국은 전반 온종일 내린 비에 젖은 그라운드와 강한 바람으로 패스 속도 조절에 애를 먹었고 볼만 잡으면 바짝 달라붙는 일본의 강한 압박으로 좀체 공격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득점 없이 전반을 마쳤다. 하지만 후반은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후반 시작과 함께 4분만의 유상철의 날카로운 헤딩슛으로 포문을 열며 완전히 경기의 주도권을 휘어잡은 한국은 잇달아 교체멤버로 투입된 안정환과 이천수 등이 잇달아 날카로운 슛을 터뜨리며 일본 골문을 두들겼고 일본은 수비에 급급한 상황이 계속됐다.
하지만 일방적 우세에도 불구하고 고대하던 첫 골이 터지지 않아 점차 초조감이 스며들던 후반 종료 ‘월드컵 영웅’ 안정환이 다시 한번 한국을 구했다. 전반 벤치를 지키다 후반 10분 스타팅 원톱 최용수와 교체돼 경기에 나선 안정환은 후반 41분 왼쪽에서 이을용이 왼쪽에서 낮게 깔아 올려준 패스를 일본수비를 달고 쇄도하던 설기현이 뒤로 흘리자 뒤따라 뛰어들며 감각적인 왼발 슛으로 일본 골문을 갈라 일본을 연호하던 수만여명의 울트라닛폰(일본축구 서포터스)은 물론 전 일본열도를 침묵에 빠뜨린 것.
전반은 슈팅수 1-1이 말해주듯 대등한 경기였으나 후반에는 슈팅수가 14-1로 벌어질 만큼 내용 면에서 한국의 완승이었다. 지난달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일본전서 0-1로 패한 뒤 설욕을 노리던 한국은 이날 승리로 일본과의 역대 전적에서 38승17무11패를 기록했고 80년 이후 도쿄 원정경기에서 5승3무를 기록하며 ‘도쿄 불패’의 명성을 이어갔다.
<관계기사 일간스포츠>
<김동우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