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서오세요" 안경너머로 까맣게 탄 얼굴에 미소를 띄우며 반갑게 맞이하는 사람이 있다.
서라벌식당에서 주차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박종천씨가 바로 그 사람.
47살이라고는 나이가 도무지 믿기지 않는 외모이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을 둔 중년의 가장이다. 고향 떠나온 사람치고 사연없는 사람 없겠지만 그도 한국에서는 한때 잘나가는 일본인 담당 가이드였다고 한다.
3년전 하와이에 오자마자 알음알음으로 얻은 직업이 지금 하고 있는 서라벌식당 주차관리.
하루 세차례 정오부터 오후2시, 저녁 6시부터 밤10시,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일을 하고 있는 그에게 피곤하지 않냐고 묻자 “몸은 괜찮은데 요즘 경기가 예년보다 안좋아 걱정이다."며 오히려 가게를 먼저 챙긴다.
하루 백여대의 차를 관리한다는 그의 수입이 궁금해 살짝 물었더니“차를 맡기는 손님들 중 30~40%정도는 그냥 가시고 보편적으로 1달러 정도를 팁으로 받는다."는 대답을 들으니 생각보다 그리 신통치 않은 것 같았다. 점심시간과 새벽에는 혼자일을 하고 제일 바쁜 저녁식사시간에는 두사람이 함께 일을 하고 있단다. 팁은 어느 계층의 사람들이 잘 주느냐는 질문에는“아무래도 외국분들이 잘준다."면서 "한국분보다는 문화적으로 팁에 익숙해서 그런 것 같다."고 오히려 한인들을 두둔했다. 직업에 귀천이 어디 있나, 그것도 이곳 미국에서 말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노파심으로 손님이 무시하거나 그럴때 속상하지 않냐고 짖궂게 묻자“서비스 업종에서 일하면 그 정도야 뭐 이해해야죠."라며 “이젠 대부분 단골손님들이어서 일하기도 편하고 잘 대해준다"며 웃어 넘겼다. "아이들이 잘 적응해서 너무 고맙고 계속해서 공부를 잘했으면 좋겠다."는 아버지로서의 평범한 바램을 내비친 그는“서라벌식당이 장사가 잘되길 바란다."고 직장에 대한 평소의 고마움도 나타냈다. 인터뷰 도중에도 이리저리 열심히 뛰어다니며 손님을 맞이하는 그를 바라보면서 그가 흘리는 땀 한방울 한방울이 성공의 결실로 알알이 맺혀지기를 바라며 자리를 떠났다.
<정상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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